이라크 관리로는 처음으로 이라크전에서 패배를 시인했던 모하메드 알-두리 유엔 주재 이라크대사가 10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회동했다. 이날 만남은 알-두리 대사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두사람 모두 면담 내용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알-두리 대사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안하다", "답변하지 않겠다"면서 "아무 것도 말할 것이 없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말이다"고 대답했다. 그는 누가 이라크를 통치해야 하느냐고 묻자 "나는 그런 것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코피 아난 사무총장측도 10일의 만남에 대해 논평하기를 거부했다. 아난 사무총장의 대변인은 "그 만남에 대해 우리는 아무 것도 말할 것이 없다"고 답변했다. 대변인은 "만남은 대사의 요구로 이루어졌으며,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말할것이 있다면 대사가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알-두리 대사는 이날 유엔본부에 2시간 머무는 사이 아난 사무총장과 만나는 외에 유엔 주재 다른 나라 대사들 및 외교관들과도 개인적인 대화를 나눴다. 한편 이라크가 지난 1995년 미 오클라호마시 폭파공격을 도왔다고 주장해온 변호사들은 10일 담당 재판부에 알-두리의 증언을 요구했다. 14명의 오클라호마시 사건 피해자 친지들을 대표하는 '사법 감시'의 래리 클레이먼 의장은 알-두리가 곧 이라크를 떠나 미국으로 망명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오클라호마시 사건 피해자 친지들은 워싱턴 연방법원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15억달러 상당의 피해보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클레이먼 의장은 '사법 감시'가 3월26일과 28일 두차례나 그에게 소환장을 보냈으나 반응이 없었다고 말했다. 존 S. 마틴 판사는 즉각 판결하지 않고 다음주 다시심리를 열기로 했다. (유엔본부 AP=연합뉴스) s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