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증권사들이 법인고객의 주식에 대해 투자등급을 유리하게 부여하는 기존 관행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은 7일 감독당국의 시정노력과 개인투자자들의 개선기대에도 불구하고 미 주요 증권사들은 투자은행업무를 맡긴 법인고객들의 주식에 대한 투자등급을 비교적 높게 책정하는 관행을 여전히 답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작년 여름 이후 편견이 담긴 주식 리서치로 인한 부작용이 커지면서 감독당국이 시정조치를 취했으나 개인투자자들은 아직 증권사들의 리서치 보고서를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톰슨퍼스트콜'의 척 힐 리서치국장 등 애널리스트의 주식등급평정 및 실적추정상황을 추적하는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투자은행 법인고객의 주식에 대해서는 `매도'등급 부여를 여전히 꺼린다"고 말했다. 따라서 예전만큼 심하지는 않다 하더라도 법인고객들에 유리한 쪽으로 주식투자 등급을 정하는 사례가 지금도 있을 것으로 믿어진다고 척 힐 국장은 말했다. 미 증권사의 한 임원은 상위 증권사들이 "우량회사들의 투자은행업무를 맡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것이 고객사에 평균치를 웃도는 높은 투자등급을 부여토록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증권사별 리서치 보고서를 토대로 집계한 결과 골드만삭스의 경우 지난 1월6일 현재 자체 최고투자등급인 "아웃퍼폼"(Outperform)종목의 79%가 투자은행 고객사였던 반면 최하등급인 "언더퍼폼"(Underperform)종목중 고객사는 61%로 훨씬 적었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3월말 현재)도 최고등급인 "오버웨이트"(Overweight)종목의 40%가 고객사 주식이었던 데 비해 최저등급인 "언더웨이트"(Underweight) 종목중 고객사비율은 27%에 그쳤다. 메릴린치(3월말 현재)는 "바이"(Buy)등급 종목의 35%가 고객사였고 "셀"(Sell)종목은 21%만 고객사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시티그룹의 계열사 스미스바니(SB)의 경우 "아웃퍼폼/바이"종목의 47%가 고객사인 반면 "언더퍼폼/셀"종목은 전체의 37%만 고객사 주식이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