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 전쟁에서 너무 치명적이어서 탱크를 파괴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너무 까탈스러워 터지는데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는 `가장 예측할 수 없는 무기'인 집속탄(Cluster bomb)을 퍼붓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집속탄 폭격으로 바그다드 남부 힐라에서 최소한 민간인 11명이 사망했다는 보도와 관련, 진실 여부를 가리기 위한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이라크 전쟁에 집속탄이 배치됐다는 사실을 2일 처음 인정했고 인권단체들은 민간인 희생을 최소화하겠다는 연합군의 당초 목표에 비춰 이라크에서의 집속탄 사용은 안된다며 사용 중단을 촉구했다. 제인연감의 폭발물처리 가이드 저자인 콜린 킹은 "집속탄은 악명이 높으며 그런 평판을 들을만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부사령부 한 대변인은 "그것은 전장에서 전술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대형 목표물에는 효과가 있다"고 집속탄 사용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는 "민간인을 보호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무기는 전쟁을 위해 만들어진 것은 분명하다. 떨어진 지역에만 제한적으로 피해를 주는 무기는 없다"고 말했다. 오미드 메다트 무바라크 이라크 보건부장관은 "연합군은 나자프에서 메디컬센터를 파괴했고 앰뷸런스를 폭격했다"며 "그들은 집속탄으로 민간인을 겨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논란이 되는 집속탄은 공중에서 수백개의 소형 폭탄을 축구장 크기의 면적에 흩뿌릴 수 있다. 이들 소형폭탄은 로켓발사 포탄에 내장될 수도 있고 일반 폭탄같은 포탄안에 들어가 있을 수도 있는데 발사되면서 공중에서 분산 폭발되지만 불발률이 10-25%로 낮지 않은 편이다. 비판자들은 걸프전 때 5천만개의 집속탄(내장된 소형폭탄 기준)이 떨어졌고 불발탄이 민간인이나 아군에게 위험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집속탄 사용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걸프전에서 한 병사는 터지지 않은 집속탄을 참전 기념품으로 가져가려고 주머니에 넣었다 다리 한쪽을 잃었고 불발 집속탄 위를 지나던 기갑부대를 뒤따라가던 병사가 역시 집속탄을 밟아 사망하기도 했다. 보스니아와 포클랜드에서 폭발물 처리를 감독했던 킹씨는 미국은 현존하는 최악의 집속탄으로 일컬어지는 `BLU-97' 재고에 손을 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것은당신과 주위 20m 반경의 모든 사람들을 죽일 것이다"고 경고했다. 그는 음료수캔 크기의 노랜색 집속탄 소형폭탄은 두개의 퓨즈를 갖고 있는데 하나는 충격에 터지도록 만들어져 있고 다른 하나는 터지지 않은 폭탄이 땅에서 건드리면 터지도록 고안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세배로 위험한 무기다. 즉 장갑차를 못쓰게 만들고 전투요원들을 죽일 수도 있으며, 불을 일으키도록 하기도 한다"면서 "집속탄의 파편은 4분의1 인치의 강판을 뚫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킹씨는 "이를 집거나 놓으면 그것이 좋은 폭발기회다"라고 환기시키면서 "집속탄은 코소보에서도, 걸프전에서도, 아프가니스탄에서도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고 강조했다. 인권감시기구 '휴먼라이츠워치'(WHR)는 91년 이라크 침공 때 집중포격을 받은 쿠웨이트의 폭발물 전문가들이 작년 한달에 평균 200개 정도의 불발 집속탄 소형폭탄을 찾아냈으며 그 전에도 같은 비율로 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기구의 스티브 구스씨는 "이라크 민간인들은 앞으로 오랫동안 그들의 목숨과 손발을 대가로 치러야 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집속탄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나라는 전쟁지역에서 지뢰나 불발탄을 찾아내는데 사설 용역업자들을 이용하고 있어 관련 산업도 번창하고 있다. 보스턴 교외의 지뢰제거 로봇 제조업체인 포스터 밀러사의 아니스 맹골즈 부사장은 보스니아, 아프가니스탄, 세르비아와 지뢰제거 용역계약을 체결했고 쿠웨이트에 파견된 직원들이 이미 이라크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땅속에 묻힌 지뢰가 최악이며 집속탄 역시 고통스런 것이지만 우리는 대개 이를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 AP = 연합뉴스) 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