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라크 남부의 미군 검문소에서 잇따라 일어난 자살공격사건과 민간인 피살사건으로 군인들의 검문기술이 적절한 지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의 BBC뉴스는 1일 앞으로 자살공격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면 미.영군과 이라크 민간인들 사이의 관계가 매우 어렵게 될 것이며 검문소를 지키는 병사들의 신경이 점점 날카로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31일 어린이 등 이라크 민간인 7명을 숨지게 한 미군 병사들은 하루 전 자살폭탄으로 4명의 부대원을 잃은 부대 소속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은 정치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의미를 갖고 있다. 미.영군은 이라크인들의 민심을 얻으려 하고 있으며 자신들이 치안과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확신시켜 주려 하고 있어 민간인과 직접 마주치는 검문소는 특히 중요한 접점이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검문 절차는 통상 검문소를 지나가려는 모든 통행인과 차량을 멈춰 세우고 수색하는 것이며 자동차가 멈추지 않을 경우 경고사격을 하게 돼 있다. 미군 당국자들은 31일 나자프 인근 검문소에서 일어난 민간인 피살사건의 경위를 설명하면서 당시 검문병들은 다가오는 차량의 상공에, 그 다음에는 엔진에 발포했으나 차가 멈추지 않자 승객칸에 발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당시 경고사격이 적시에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검문소의 지휘관이 병사들에게 "너희들이 경고사격을 빨리 하지 않아 온 가족을 죽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모든 전쟁에는 교전규칙이 있고 이번 전쟁 역시 국방부가 전 장병에게 지침을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쟁의 지침은 병사들에게 무력을 사용할 수 있는권한을 보다 폭넓게 부여하고 있지만 과거 전쟁에 비해 민간인에 대한 배려를 더욱세심하게 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그러나 카타르에 있는 중부 사령부에서는 이같은 교전규칙을 변경하려는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교전규칙은 특별히 자살공격에 대한 방어책을 두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자살공격자들 때문에 검문소 초병들의 신경은 매우 날카로와져 있어 나자프의 민간인 희생같은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군은 이 사건 당시 적절한 검문절차를 밟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앞으로 검문이 더욱 공격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검문소에서 일정 거리를 둔 곳에 철조망이나 차단기를 설치하고 병사들이 이를 지킬 수도 있다. 그러나 미.영군은 팔레스타인 점령지의 이스라엘처럼 검문소를 요새화함으로써이라크에 장기간 주둔하려는 의도를 보이기는 원치 않으며 이런 일에 돈을 쏟아 부을 것 같지도 않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