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23일 이라크는 쉽사리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 주도의 연합군을 지원하고 나선 아랍 국가들을 강력비난했다. 개전이후 첫 외국 방문에 나선 사브리 장관은 이날 아랍연맹 외무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 아무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과 단독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일어난 일은 우리가 쉽게 항복하지 않을 것임을보여준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강하고 이번 공격이 쉬운 침략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브리 장관은 24일 열리는 아랍연맹 외무장관 회의에서 "이번 점령을 비난하는한편 전쟁을 즉각 중단하고 침략자들을 철수시키기 위한 아랍 국가들의 통일된 입장이 정해지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쿠웨이트는 이날 회의에서 이라크 공격을 안건에 올릴 것을 긴급 요청했다. 사브리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이라크 공격에 필요한) 시설을 제공하고 이라크국민의 등을 칼로 찌르는데 기여한 국가들에 대한 비난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수일간 아랍 도시들에서 전개된 반전 시위는 "아랍 사람들이 각국 정부에 이번 공격에 반대하는 역사적인 입장을 취하기를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타하 야신 라마단 이라크 부통령은 이날 TV로 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이라크는 아랍국가 정부로부터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면서 아랍 사람들에게 행동에나설 것을 촉구했다. 앞서 아랍 지도자들은 이달 초 열린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이라크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요구하면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필요 한 시설을 제공하지 않을 것임을선언했다. 이와 관련, 무사 사무총장은 아랍은 스스로의 서약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아랍 외교관들은 그러나 이번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단결을 강조하는 일상적인 성명이상의 성과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이로 AP=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