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 최후통첩시한 만료를 앞두고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보안조치가 눈에 띄게 강화되는 등 긴장이 감돌았다. 시민들은 대부분 부시 대통령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이라크를 떠나라고 한 시한인 19일 저녁 8시(한국시간 20일 오전10시)께 전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평소보다 이른 3시께부터 귀가를 서둘렀다. 이에 따라 시 주변도로들은 평소보다 두시간 정도 일찍 교통체증을 빚었다. 그러나 전장이 멀리 떨어진 이라크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표정에서 긴박감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겉으로 보는 워싱턴은 일부 지역에 교통이 통제된 것을 제외하고는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전쟁에 임하면서 미국은 백악관 근처의 시위를 금지했고 미국내 반전여론은 갑자기 목소리를 잃었다. 지난 17일 이라크에 최후통첩을 보낸 부시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직전 톰 대슐상원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이 너무 초라하게 외교에 실패했다는 것과 우리가 지금전쟁을 강요받고 있다는 것이 슬퍼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발언 때문에 백악관과공화당 인사들로부터 애국심이 없는 인물이라는 비난을 들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체니 부통령을 비롯한 전시내각 구성원들을 소집했다. 그는국가안보회의(NSC)를 주재하면서 개전 시점과 공격 이후 전략을 다시 한번 총체적으로 점검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아침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따로 불러 이라크 공격전략을 숙의했다. 또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과 톰 리지 국토안보부장관 등과 함께 미국 본토를 겨냥한 테러에 대비한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이라크전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학농구연맹전과 오는 23일의 아카데미상 시상식등은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미 정부는 국민에게 이라크전에 대한 심리적인 준비를 갖출 것을 당부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라크와의 전쟁에 임하면서 미국인들은 희망컨대 될 수 있는대로 정확하고 짧을 이 분쟁에 준비해야 한다"면서 "미국인들은 인명 손실에 준비해야 하며 평화를 보호하기 위해 사담 후세인을 무장해제하는 일의중요성에 대해서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정부당국은 전날인 18일부터 백악관 앞 도로인 펜실베이니아 애브뉴를 폐쇄했고 워싱턴시 보건당국은 시민들을 상대로 한 천연두 예방접종을 서둘렀다. 또 워싱턴시 상공에는 모든 민간비행기들의 비행이 금지됐다. 미국은 이라크전으르 앞두고 전국의 보안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이른바 `자유의방패(Liberty Shield)' 작전을 시작했다. 의회와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등 모든연방정부 건물의 경계가 강화됐다. 워싱턴시와 주변지역 공립학교들은 화학, 생물 테러 공격 등에 대비해 창문을테이프로 막고 부모들에게 경계심을 고조시킬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톰 리지 국토안보부 장관은 미국이 전쟁과 테러에 대비한 모든 준비를 끝냈다고자신있게 말했다. 그가 발표한 짧은 문장은 "미국은 준비됐다(America is ready)"였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