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에 대해 사실상의 선전포고를 했다. 이에 따라 전세계는 금융시장 및 유가안정 비상대책을 수립하는 등 즉각 '전시경제 체제'에 돌입했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17일 오후 8시(한국시간 18일 오전10시) 대국민연설을 통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48시간내 권력을 버리고 아들들과 함께 이라크를 떠나지 않으면 군사공격에 직면할 것"이라며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러나 후세인 대통령은 이를 일축했다. 뉴욕타임스와 CNN방송은 "최후통첩은 사실상의 선전포고"라며 미국이 20일 오전10시(한국시간) 직후 이라크를 공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라크전이 초읽기에 들어서자 세계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들은 금융 및 석유시장의 안정을 위해 협조금리 인하와 공동시장개입, 비축유 방출 등을 강구하는 등 경제운용 방향을 전시체제로 전환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날 회의를 갖고 전쟁발발후 증시가 폭락할 경우 유럽중앙은행(ECB) 및 영국은행 등과 함께 금리를 동시에 인하키로 결정했다. 또 FRB는 국채 직접 매입, 일본정부는 자금공급 확대 및 주가변동폭 축소 등의 비상대책도 병행 추진키로 했다. 클로드 맨들 IEA 사무총장은 "전쟁으로 사라질 이라크석유를 보충하기 위해 하루 2백만~3백만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미국과 독일 일본 등의 회원국간에 합의가 이뤄진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세계증시는 부시 대통령의 최후통첩으로 6개월 이상 세계경제를 짓눌러온 전쟁의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단기전에 대한 기대감까지 고조되면서 '전쟁 랠리'를 펼쳤다. 17일 미국증시가 3% 이상 급등한데 이어 18일 일본 대만 등 아시아증시와 독일 등 유럽증시도 강세를 보였다. 달러가치도 1백17엔선에서 1백18엔대로 회복했다. 또 유가는 급락, 런던석유시장에서 이날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5월인도분)가 장중 한때 10.0% 하락, 3개월래 최저치인 배럴당 26.40달러까지 떨어졌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이정훈 기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