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작년 발리 참사 이후 활동을 중단했던 이슬람 과격 단체가 최근 미국 반대 분위기에 편승해 조직 재건에 나선것으로 확인돼 서방인들의 신변안전이 우려된다. 이슬람 율법 수호를 명분으로 99년 창설된 이래 각종 과격행동을 일삼다가 작년10월 12일 발리 테러 이후 조직 가동을 중단했던 이슬람방어전선(FPI)이 최근 활동재개를 선언, 신규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카르타 포스트는 26일 하빕 무하마드 리지크 시합 FPI 의장을 인용해 FPI가지난 20일 조직 재건을 결정하고 세력 규합에 나서 며칠 만에 80여명이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흰색 상하의를 착용하고 검정색 마스크로 복면한 FPI 요원들은 작년 10월까지각목과 낫, 장검 등으로 무장한 채 수백 명씩 몰려다니며 술집과 나이트클럽,당구장등 유흥업소에 난입, 기물을 파괴하고 손님을 구타해 상류층 시민과 서양인들에게공포의 대상이었다. 리지크 의장은 "FPI 지도부가 최근 과거 4년 간 실적을 평가하기 위한 모임을개최한 자리에서 무장 조직 재건을 결정했다.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그간 활동을멈췄으나 소기의 성과가 달성된 만큼 조직을 다시 가동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어 FPI 요원들이 과거 유흥업소들을 상대로 금품을 뜯었다는 비난을 의식한 듯 신규 요원들은 조직 가입 시험과 훈련을 비롯한 엄격한 과정을 통과토록 할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조직 재건이 외부 요인과 무관하다고 밝혀 미국 주도의 이라크 공격 계획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에 편승해 활동 재개를 선언했다는 시각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향후 활동 계획과 관련해 과거와 마찬가지로 매춘, 도박 등과 같은 도덕성타락행위와 전쟁을 펼칠 방침이나 경찰을 비롯한 공공기관에 먼저 신고한 뒤 단속이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한해 독자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경찰은 FPI가 유흥업소 공격과 같은 과거 잘못을 되풀이할 경우 불법행위가담자 전원을 체포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FPI 지도부와 정치권 등의 유착 의혹으로인해 이 경고는 엄포용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