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취임식을 지켜본 시민들은 노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이 되고 '서민이 잘 사는 나라, 모두가 평등하게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주길 기대했다. "장애인 복지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학원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재외동포 지위도 향상시켜주세요", "지역갈등을 꼭 없애주세요", "남북관계를 안정시켜주세요".... 이날 국회의사당 취임식 행사장에 초청된 청소년,장애인, 선행시민, 재외동포등은 취임식을 직접 지켜보면서 새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다양한 바람과 기대를나타냈다. 휠체어를 타고 온 지체장애인 최홍철(63)씨는 "새 대통령은 복지사업에 많은 투자를 해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똑같이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으면 한다"며 "특히 장애인이동권 문제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전날 일본에서 온 재일교포 최충식(65.사업)씨는 "일본 동포들도 새 대통령에기대가 크다"며 "교포들의 인권문제에도 신경을 써주는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 초청 케이스로 가장 앞자리에서 취임식을 지켜본 여의도초등학교 5학년임수진(13.여) 어린이는 "새벽 1시까지 영어.수학 등 학원을 8개나 다니느라 너무힘들다"며 "대통령 아저씨가 교육문제에 힘을 써서 '학원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게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초청인사로 단상에서 취임식을 지켜본 거스 히딩크(56) 전 축구국가대표 감독은 "매우 인상적인 세레모니(ceremony)였으며 특히 노 대통령의 취임사가 매우 좋았다"고 평했다. 연예인 홍석천씨는 "취임선서를 들을 때 가슴이 찡했다"며 "동성애자와 같은 사회의 소수자, 약자들의 인권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는 소망을 나타냈다. 노사모 회원들도 노대통령에 대한 다양한 주문을 내놓았다. 신동수(41.한의사)씨는 "지역갈등을 해소해 통합의 정치를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말했고, 남상범(18.서초구 2년)군은 "교육문제만큼은 직접 나서 해결했으면 한다"고 희망했고, 회사원김영규(38)씨는 "새 정부가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서울 명륜동 주민들은 5년동안 훌륭한 치적을 남기고'자랑스러운 대통령'으로 다시 돌아올수 있기를 두 손모아 기원했고, 소형 플래카드에 '안녕히 다녀오십시오.초(初) 심(心)'이라는 글귀를 적어 흔들었다 명륜동 7통장 김정혁(49)씨는 "49년 동안 이 동네에서 살아왔는데, 이 곳에서대통령이 나오니 정말 기분이 좋다"며 "서민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대통령이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42년간 명륜동에 살아왔다는 김영희(62.여)씨는 "대통령이 되셔서 떠나는 것을보니 좋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하다" "우리같은 서민들이 걱정없이 살 수 있는 나라만드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현구(13.초등6년) 어린이는 "대통령 때문에 경찰이 있어서 밤길이 무섭지 않았는데 이제 떠나신다니 섭섭하다"며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 아저씨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황희경 이 율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