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최근 지속되고 있는 경기 부진과 관련, 저금리 정책을 근간으로 하는 금융완화 기조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국내외 경제환경이 악화돼 추가적인 경기둔화가 우려될 경우에는 금리인하 등을 통해 신속히 대응키로 했다. 한국은행은 17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서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하거나 북한 핵문제가 조기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국내 경기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이같이 보고했다. 한은은 미국.이라크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날 경우 올해 5%대 성장이 유지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3%대, 경상수지 소폭 흑자 등 주요 거시지표가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이와 함께 1천2백억달러를 넘어선 외환보유액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선진국 국채 외에 우량 정부기관이나 금융회사가 발행한 채권에 투자를 확대하고 옵션 스와프 등으로 환율 급변동에 따른 위험에 대비하기로 했다. 한은은 또 올해 은행권 가계대출 만기도래액이 전체의 33%인 72조원에 달하는 만큼 만기 연장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유도하겠다고 보고했다. 주택자금 대출이 현행 일시상환식에서 선진국처럼 장기 분할상환으로 바뀌도록 주택금융제도의 선진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한은은 이밖에 휴대폰을 이용한 개인간 송금, 공과금, 물품대금 납부가 가능한 '모바일 결제시스템'을 은행 공동으로 구축토록 해 전자결제시스템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