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여간 교통법규위반 신고보상금으로 한몫을 챙겼던 '카파라치'들이 올들어 교통법규위반 신고보상금제가 폐지되면서 또 다른 신고 보상금을 노리는 신종 파파라치로 잇따라 `전업'하고 있다. '쓰파라치'(불법쓰레기 투기 감시), '팜파라치'(불법약 판매행위 적발), '슈파라치'(불량식품과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슈퍼에서 찾아내는 파파라치), '담파라치'(담배꽁초투기 감시), '자파라치'(불법자판기 적발)... 당국에 신고할 경우 보상금을 받아낼 수 있는 각종 불법행위를 쫓아다니는 신종 파파라치들은 각종 인터넷 카페를 통해 동업자 방을 만들고 있고, 심지어 신종 보상금 신고꾼 양성소까지 만들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14일 인터넷 다음 카페 '카파라치(cafe.daum.net/zkvkfkom)'에는 "자파라치, 쓰파라치, 슈파라치로서 서로 믿고 전국투어할 사람을 찾는다', '캠코더, 카메라, 영상편집기가 있으니 자파라치 전국투어를 원하는 차량있는 사람 연락을 기다린다' 등의 동업자를 찾는 글이 잇따랐다. 또 다른 카페 `카파라치 교육원(cafe.daum.net/zkvkfclgood)'의 게시판에도 `슈파라치로 목돈 잡을 사람', `전국투어할 사람' 등을 찾는 글이 줄을 이었다. 실제로 한건당 보상금의 액수도 적지 않아 '팜파라치'는 불법약 판매행위를 적발, 신고할 경우 건당 10만∼20만원, '슈파라치'는 불량식품을 신고할 경우 건당 3만원, '쓰파라치'는 투기된 불법쓰레기 과태료의 80%를 보상금으로 받을 수 있다. 카파라치 붐을 타고 `카파라치 전문 양성소'를 표방했던 업체들도 교통신고보상금제가 폐지되면서 새로운 신고보상금제를 소개하며 신종 신고꾼 양성소로 업종을 전환하고 있다. 카파라치에서 최근 슈파라치로 전환,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슈파라치 양성소'를 차린 박모(36)씨는 "카메라 등 고가 장비를 사 뒤늦게 `카파라치'에 입문했던 사람들이 대거 `슈파라치'로 업종을 바꾸고 있다"며 "이들에게 식품위생관련법을 숙지, 전국의 대형매장을 돌아다니며 터득한 노하우를 토대로 성공적인 `슈파라치'가 될 수 있는 정보와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슈파라치 양성소는 불량식품이나 유통기간이 지난 식품을 많이 적발할 수 있는 대형유통매장 정보를 망라, 이 정보는 물론 불량식품 판별방법, 보상금이 많은 물품 등을 알려주는 2시간짜리 교육을 한후 수강료로 97만원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초 카파라치에서 쓰파라치로 전환했다는 박모(32)씨는 "`카파라치' 때의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시 `쓰파라치'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미 생계비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돈벌이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파라치들이 전업하고 있는 또 다른 신종 '파파라치군(群)에는 '크레디파라치'( 신용카드위장가맹점 신고), '노파라치'(노래방 불법영업 감시), '땅파라치'(유원지 부근 음식점들의 무허가 토지 형질변경 신고), '주파라치'(코스닥시장의 불공정거래 감시) 등 정부 및 지자체가 시행중인 20여개의 신고보상금 제도가 대상이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김재옥 대표는 "신고보상금제도는 시민의 힘으로 불량식품, 비위생적인 자판기, 신용카드 위장가맹점 등을 적발,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직접 개선해 나가도록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이 제도가 본 취지와 다르게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