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은 11일 "십자군들이 이슬람의 수도인 바그다드를 재점령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전세계 이슬람 신자들과 이라크에 대해 미국의 공격에 대항하라고 촉구했다. 카타르의 알-자지라 위성 채널이 이날 밤 방송한 빈 라덴의 육성 녹음 테이프에 따르면 빈 라덴은 미국이 이라크에 대해 심리전을 전개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이라크인들은 대규모 공습에 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빈 라덴은 "미국의 대이라크 공격에 협력하는 자들은 모두 이슬람에 적대적"이라고 지적하고, 미국 주도의 대이라크 공격은 이라크 뿐 아니라 전체 무슬림(이슬람신자)들을 겨냥하게 되며 이를 지지하는 이슬람 정권은 '배교자'라고 경고했다. 빈라덴은 또 "미국은 이라크를 점령함으로써 중동에 대(大)이스라엘 건설이라는 시온주의자들의 꿈을 실현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빈 라덴은 이어 "우리는 평원과 농가, 산악 및 도시의 위장된 장소를 활용해 적을 피곤한 장기, 근접전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충고한다"면서 적은도시전투를 두려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자지라 TV는 이날 위장복에 흰색 터번 차림의 빈 라덴 자료사진을 배경으로 빈 라덴이라고 소개한 남자의 육성 메시지를 방송했다. 앞서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이라크의 연계를 입증하는 빈 라덴의 새 메시지가 알 자지라 TV를 통해 방송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알-자지라측은 처음에는 빈 라덴의 메시지가 없다고 부인했으나, 뒤이어 이슬람신도들에게 이라크 국민에 대한 지지를 촉구하는 빈 라덴의 녹음 테이프를 입수했다며 이날 밤 방송하겠다고 밝혔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