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 당첨금이 걸린 10회차 로또복권 추첨이 TV로 생중계된 8일 저녁 대부분의 시민들은 허탈해했다. 8백35억원에 달하는 사상 초유의 1등 당첨에 실패하면서 대다수 복권 구입자가 "대박 꿈은 역시 신기루였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서민들로서는 거금을 손에 쥘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로또 열풍이 한풀 꺾이겠지만 완전히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구매자 '허탈'=이번에 팔린 로또복권은 모두 1억5백여만장.이중 1등 당첨은 13장. 1만원권 이상 당첨 4백12만여장을 포함하더라도 당첨률은 3.9%에 그친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TV를 지켜본 복권 구입자 대다수가 '역시나'를 절감한 것. 구매한도(1인당 10만원)를 넘겨 복권을 구입했다 당첨에 실패한 사람들의 구매심리는 한층 더 위축되고 있다. 서울에 사는 장모씨(40·무직)는 "93만원어치나 샀는데 겨우 7만원밖에 당첨되지 안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상금이 '기대 이하'라는 반응도 상당수였다. 서울 신림동에 사는 김모씨(32)는 "숫자를 5개나 맞혔는데도 85만원밖에 못받았다"며 허탈해했다. 공무원 김모씨(43)는 "정부가 국민에게 허탈감을 주려고 작정한 것 같다"며 "1등 확률이 8백14만분의 1이라는데 인생역전은 무슨 인생역전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또 판매대행사인 국민은행 이인영 복권사업팀장은 "최근 로또 열풍은 당첨금이 3주 연속 이월된데다 설 특수까지 겹쳤기 때문에 나타난 특수 현상"이라며 "11회차부터는 당첨금 이월 횟수가 현행 5회에서 2회로 제한되는 만큼 로또 신드롬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열기 계속될 수도=한 전문가는 "외국의 사례를 보면 당첨금이 5회 연속 이월되는 경우는 1년에 1∼2번에 불과하고 3회 이상 이월되는 사례도 드물다"며 "정부의 이월 횟수 제한 조치가 과열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10회차 1등 당첨자가 13명이나 나왔고 1인당 당첨금이 64억원으로 종전 최고액인 6회차 65억원과 비슷한 점도 소액 구매자들의 '혹시나' 하는 심리를 억제시킬 수 없다. 결국 로또 열풍이 수그러들지는 적어도 2주 정도 지나봐야 결판이 날 전망이다. 이번주는 지난주에 1만원을 받은 5등 당첨자 3백41만명 중 상당수가 로또를 재구입할 것으로 보여 로또 '여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로또 홍보를 담당하는 미래사회전략연구소 최종은 과장은 "지금으로서는 로또 열풍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속단하기 힘들다"며 "2주 정도 지나봐야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