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에는 새해를 맞는 희망과 정다운 친지를 만나는 기쁨이 있는 반면 건강을 해칠 위험도 높아진다.

지루한 장거리 운전이나 여행,불규칙한 생활리듬,과음이나 과식,주부들의 과도한 가사노동이나 정신적 스트레스,부주의로 인한 어린이나 노인들의 안전사고 등 곳곳에 건강을 위협하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고향의 친지나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건강을 먼저 챙기는 것이 우선.연휴를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건강관리법을 알아본다.

장거리 운전 요령=설 연휴 교통 수단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가용 이용 귀향객들은 운전중 근육피로에 유의해야 한다.

오랜시간 운전하게 되면 경직되는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적어도 1시간에 한두번은 차에서 내려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간단한 체조나 심호흡,스트레칭,가볍게 제자리 뛰기 등을 하는 게 좋다.

운전자세도 중요하다.

보통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등받이를 뒤로 젖히는 운전자들이 많은데 이는 나쁜 습관이다.

등받이는 90도로 세우고 엉덩이는 뒤로 바짝 밀착시키는 게 좋다.

운전대와의 거리는 발로 클러치를 밟았을 때 무릎이 약간 굽혀지는 정도가 바람직하다.

밀폐된 차안에 오래 머물면 두통 피로 호흡장애 근육긴장 혈액순환장애 등의 문제가 생긴다.

평소 심혈관계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나 노인들은 장시간 차속의 좁은 공간에 앉아 있게 되면 정맥의 혈액순환이 차단되면서 혈전증이나 신체부종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도로에서 장시간 자동차를 타고 갈 때는 환기를 자주 하고 스트레칭 운동으로 신체를 자주 직여 준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가벼운 대화나 간식 등으로 긴장을 풀어줘야 장시간 운전에 따른 피로를 덜어 줄수 있다.

당뇨나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질환을 앓는 환자는 상비약을 준비하고 과로와 운전을 삼간다.

운전할 때 특히 조심해야 하는 것은 졸음운전이다.

졸음운전을 피하려면 충분한 휴식과 영양공급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고향으로 가기 전날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비타민C가 풍부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극적인 음식과 과식은 졸음을 유발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멀미 예방=장거리 여행을 할 때 멀미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장시간 흔들리는 차안에 있으면 평소 멀미를 잘 하지 않던 사람도 속이 울렁거려 고생하곤 한다.

멀미를 방지하기 위해선 전날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차에 타기 직전이나 차를 탄 후 음식을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차안에서 신문이나 책,휴대용 텔레비전을 보는 것은 좋지 않다.

오히려 잠을 자는 것이 멀미를 예방할 수 있다.

멀미 예방법이 효과가 없는 사람들은 미리 멀미약을 처방받아 사용한다.

한가지 명심할 것은 멀미약은 예방 효과만 있다는 것이다.

멀미가 났을 때 멀미약을 먹는 것은 효과가 없다.

멀미약은 여행을 떠나기 1시간전쯤 복용하는 것이 좋다.

붙이는 멀미약은 흡수에 약 7시간이 걸리므로 전날밤에 붙인다.

약효는 일반적으로 3일 동안 지속된다.

붙이는 멀미약은 주성분인 스콜라폴라민 때문에 입이 마르거나 졸릴 수 있다.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워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약을 붙인 손으로 눈을 만지면 시야가 흐려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과식.과음 금물=연휴기간에는 평소보다 많은 양의 지방과 칼로리 높은 음식이나 술을 섭취하기 마련이다.

또 명절 놀이는 따뜻한 방안에서 앉아 즐기는 게 많기 때문에 과식에다 위의 운동부족이 겹쳐 탈이 나기 쉽다.

과식으로 인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배탈로 인한 설사다.

설사가 나면 깨끗한 물과 이온음료 등을 충분히 마셔 수분을 보충하면서 균을 빼주는 것이 좋다.

지사제 복용은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지사제를 복용하면 몸 속으로 들어간 나쁜 균들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치료가 지연되기 때문이다.

급체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급체에는 위장의 운동을 강화하는 소화제가 효과적이지만 하루정도 먹지 않고 금식해 위를 비우는 것이 최선이다.

심하게 체했을 경우에는 소금물을 몇 잔 마시고 입안에 손가락을 넣어 구토를 유발시킨다.

토한 뒤에는 체온이 떨어지므로 몸을 따뜻하게 하고 주스나 스포츠음료로 수분을 보충한다.

떡 부침고기 떡국 갈비찜 등 설날 음식은 열량과 콜레스테롤이 매우 높다.

떡국 한그릇은 보통 4백30Kcal로 밥한공기(3백Kcal)보다 열량이 높다.

여기에 반주까지 하면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은 4천~5천Kcal에 달해 성인 남자의 하루 섭취 열량인 2천Kcal를 훌쩍 넘는다.

이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신장질환 간장질환 등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평소 하던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이 연휴기간 흐트러지지 않도록 유의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 도움말=한원희 세란병원 내과 과장,박의련 한솔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