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미국 주도의 군사행동은 반드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사전승인이 있어야 한다고 리처드 버틀러 전 유엔무기사찰단장이 27일 말했다. 지난 98년 이라크로부터 추방된 무기사찰단을 이끌었던 버틀러 전 단장은 이날 영국 BBC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의 존재 여부로 논란이 빚어지는 작금의 난센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은 존재하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분야에 조금이라도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은 그것을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외교관 출신인 버틀러 전 단장은 그러나 "어떠한 국가도 안보리의 승인없이 다른 나라를 공격할 수 없음은 유엔 헌장은 명백히 밝히고 있다"면서 "따라서 미국이나 영국 또는 호주의 일방적인 군사행동은 불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데니스 할리데이 전 유엔 이라크 인도주의 프로그램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의 압력이 이라크 내부에서 후세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약화시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라크에 머물고 있는 그는 "부시 미국 대통령과 유엔의 도움 덕분에 후세인 대통령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후세인 대통령을 강력한 지도자로 만드는, 미국이 전혀 원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 AFP=연합뉴스)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