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남북장관급회담 사흘째인 23일 남북 양측대표단은 실무대표 접촉, 대표접촉, 수석대표 접촉 등 다각적인 채널을 활용해 북한핵문제 등 핵심 현안에 관한 본격적인 공동보도문안 조율작업을 벌였다. 남북 양측은 이날 오전과 오후 집중적인 접촉을 통해 공동문안에 담을 핵 문제등 핵심 현안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 경우 오후 3시께 2차 전체회의를 갖고 이번 회담을 마무리지을 방침이나, 여의치 않을 경우 더 늦춰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회담 관계자는 "어제 밤 남북간 실무대표 접촉이 있었으며, 오늘 오전과 오후 계속해서 실무대표 및 대표 접촉을 갖고 필요할 경우 수석대표 접촉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 공동보도문안 내용을 조율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측은 공동보도문안에 핵 문제와 경의.동해선 연결, 개성공단착공식, 금강산 육로관광 등 3대 현안사업 일정 및 이를 위한 남북관리구역내 군사분계선(MDL) 통행 문제 조속 해결의지 표명, 제10차 남북장관급회담과 제4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장소 및 시기 결정 등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핵 문제와 관련, 남측은 22일 1차 전체회의 기본발언을 통해 북측이 공식으로 이 문제를 거론, 핵 문제 논의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판단아래 북측으로부터 '핵무기를 만들 의사가 없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 표명을 넘어 공동보도문에는 핵 문제 해결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실질적인 약속을 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남측은 지난해 10월 평양에서 열린 제8차 남북장관급회담 공동보도문 제1항에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며, 핵 문제를 비롯한 모든 문제를 대화를 통해서 해결'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이번 9차 회담 공동보도문에는 이 것보다 한 단계 더 진전된 북한의 입장이 담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장관급회담 기간에 북핵 문제를 유엔안보리에 조기에 회부하겠다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전해져 이날 집중적인 남북 접촉을 통해 핵 문제 해결에 대한 남북의 입장이 어느 선에서 조율될 지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측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적절한 수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나머지 현안들만 별도로 떼어내 공동보도문을 만들 생각은 없다"며 "크게세가지 대목이 서로 연계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북 대표단은 이날 저녁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 무궁화Ⅱ홀에서 정세현 남측 수석대표 주최의 환송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 유 기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