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17일 주한 미상공회의소와 주한 EU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에 참석,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들기위한 새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설명했다. 다음은 노 당선자와 참석자들의 일문일답 요지. --새 정부의 재벌개혁 추진계획은. ▲재벌 그 자체로서 미워하거나 싫어하지 않는다. 다만 합리적인 시장, 자유롭고,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이 목적이다. 지금 한국의 재벌체제가 시장의 몇가지 장애요소가 되고 있어 이를 시정하자는 것이다. --새 정부에 있어서의 한.미관계는. ▲상호간 많은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고, 한국의 안전을 위해 미국은중요한 나라이다. 반미(反美)를 걱정하는데 이는 한국의 여론을 주도하지 못한다.압도적 여론은 성숙한 한미관계를 요구하고 있다. --한반도 긴장완화 이후 주한미군은 어떤 위치를 갖느냐. ▲미국이 지금까지 한반도 안전을 보장했다면 앞으로는 동북아의 `힘의 균형자'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그것은 필요하다. 동북아질서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를 경우 중.일간 군비경쟁을 할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는데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북한문제 해결방향은. ▲북한이 개혁, 개방하려는 것은 진심이라고 믿는다. 북한은 그외에 다른 길이 없고, 무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만한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꾸준히 인내심을 갖고 대화하면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체제안정과 경제지원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나가리라 본다. 북한 문제에 너무 걱정하지 말고 사업을 열심히 해달라. 오히려 부담이 되는 것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지 모른다, 전쟁이 있을 수 있다는 보도인데 이는 경제에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보도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현재의 위기해결을 위한 한국의 역할은.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 그러나 미.북간 대화가 필요하므로 미국에 대해서도 대화를 적극적으로 해달라고 설득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미.일과 긴밀히 협력하고, 주변국가와도 항상 의논하고 협력하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노사간 협력증진 방안은. ▲한국의 노동운동이 강경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15년 전과는 많이 바뀌었다. 실제로 강경한 투쟁은 대기업에서 주로 일어나고 외국기업에서는 별로 없다. 대기업 노조는 아주 강경하지만 중소기업 노동자는 대단히 부드럽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은. ▲한국은 56%가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해고가 자유롭고 부드럽게 일어나고 있다. 해고를 쉽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고된 사람이 쉽게 교육받고 취업되도록 바꿔 나가야 한다. --노사정위원회의 향후 모습은. ▲실질적으로 재계와 노동계의 요구를 듣고, 정부와 재계 사이에 적절한 개혁의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고, 노사간에도 경제운용에 관해 의견을 교환, 합의의 폭이 넓어질 때 노사정이 서로 합의를 이끌어 나가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제도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내용이 중요하다. 법과 원칙 위에 설득하고 대화해 노사정 질서를 합리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다. --한국은 내부지향적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한국의 사회문화가 급격하게 세계에 편입돼 가고 있다. 무엇보다 앞서 경제거래의 여러 규칙을 세계기준에 맞추겠으며, 공무원의 사고방식도 보편적 원리와 세계표준에 적용할 수 있도록 빠르게 변화를 추진하겠다. --관광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할 계획은. ▲정책전문가와 토론해 나갈 방침이다. 틀림없이 중요한 정책으로 채택되리라 본다. --에너지부문 민영화에 대한 입장은. ▲가급적 모든 기업은 민영화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독점이 될 수 밖에 없는 산업, 공익성이 강한 산업을 민영화할 때 많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걱정스런 선례가 있는 산업에 대해선 신중히 검토할 것이다. 에너지 분야에서 분배하는 것은 경쟁이 어려우나, 만드는 것은 경쟁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차원에서 정책을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된 것은 아니다. 민영화 속도에 있어 시장이 민영화를 흡수할수 있어야 한다. 신중히 차근차근 판단해 나가겠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