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이 15일 바그다드의 `올드 팰리스'로 알려져 있는 알-카라다 구역의 대통령궁을 사찰하자 이라크가 이를 국가안보에 대한 도전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대통령궁 사찰 책임자인 디미트리 페리코스는 진입허가를 받기 위해 약 15분간 사찰이 지체됐으나 결국 사찰활동을 무사히 마쳤다면서 위성상에 높은 담과 이중방벽으로 둘러처진 것으로 나타난 2곳의 건물에 특히 관심을 가졌다고 밝혔다. 사찰단이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거처인 대통령궁을 사찰한 것은 지난해 11월27일 사찰 개시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사찰단이 이날 조사한 알-카라다 구역 대통령궁은 지난 1958년 이라크 왕정이 붕괴된 후 재건된 궁으로 티그리스강을 내려다보는 곳에 위치해 있고 사찰단이 이궁을 방문했을 때 후세인 대통령이 현장에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라크 외무부는 이에 대해 "(사찰단이) 대통령궁과 가까운 지역을 방문한 것은 이라크 국가안보 관련 중요 장소에 접근하는 분명한 도전행위"라고 비난하면서 대통령궁은 "무장해제 과정이나 이전의 무기계획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후세인의 대통령궁은 바그다드 시내에 3곳을 비롯해 이라크 전역에 모두 8곳이 있으며, 대량살상무기(WMD)를 은닉하고 있는 장소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ㆍ검증ㆍ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달 27일 유엔 안보리 사찰활동 보고에 앞서 이달 18일부터 이틀간 바그다드를 방문, 이라크 관리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유엔 대변인이 밝혔다. 특히 블릭스 위원장은 이라크 방문에 앞서 영국과 프랑스, 유럽연합(UN)을 잇달아 방문할 것이라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 블릭스 위원장은 15일 유엔본부를 떠나기 앞서 기자들에게 "이라크측에 상황이 아주 위험하지만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계획에 대한 새로운 증거를 제시한다면 여전히 전쟁은 막을 수 있다는 뜻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처드 마이어스 미합참의장은 이날 국방부 뉴스브리핑에서 유엔사찰단의 사찰활동을 돕기 위해 U-2 첩보기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어스 의장은 아직 첩보기가 1대로 제공되지는 않았다면서 "우리는 언제든지 첩보기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바그다드.워싱턴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