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트인'(Built-In) 가전 시장을 잡아라' 올해 시스템 에어컨과 붙박이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각종 빌트인 가전제품 시장을 놓고 국내 가전업계와 외국업체들간 치열한 쟁탈전이 예고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빌트인 가전 시장규모는 작년의 5천400억원 보다17% 가량 증가한 6천300억원대에 이르고 오는 2005년에는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매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전체적인 주택 건설 감소 예상에도 불구하고 상위 100개 건설업체의 분양계획은 3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조사된 데다 아파트 분양물량의 평균 70% 이상이 빌트인 가전을 채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성장 전망이 밝은 편이다. 현재 빌트인 가전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대우일렉트로닉스, 동양매직 등 토종 브랜드에 캐리어, GE, 밀레, 서브제로 등 미국과 유럽계 제품까지 가세하면서 혼전을 벌이고 있다. 프리미엄 가전시장에서 `하우젠'으로 고급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주력하고 있는삼성전자는 빌트인 시장에서도 제품의 고급화와 차별화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성에가 끼지 않는 간접냉각방식의 콤비냉장고를 개발, 수주물량을 확보해 놓았고 최근엔 소비자 요구의 다양화 추세에 맞춰 빌트인 와인냉장고, 화장품냉장고를 비롯한 프리미엄급 패키지상품을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백색가전 외에도 PDP TV, 프로젝션 TV, 홈씨어터 등의 제품을 빌트인 시장에 내놓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기존 제품은 디자인을 고급화해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벽걸이 냉장고의 일종인 '반찬냉장고'를 작년 9월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에서 자체 브랜드 생산으로 전환, 국내 소형 고급빌라나 원룸에 공급할 뿐 아니라 일본과 유럽 등지로 수출도 하고 있다. 외국업체중에는 캐리어가 시스템 에어컨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으며 영종도 신공항과 경부고속철도내 에어컨 수주에 이어 올해에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학교시스템 에어컨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GE백색가전은 고소득층이 많은 지역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및 신축아파트 시장을 노리고 빌트인 가전 라인업을 일반 냉장고 외에 와인냉장고, 식기세척기로 확대하는 한편 백화점과 할인점 등에 전시장과 매장을 점차 늘릴 방침이다. 이밖에 유럽 5대 가전업체인 독일의 밀레가 수입판매상을 통해 고급 아파트를중심으로 특판영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의 붙박이 냉장고 전문업체 서브제로는서울 논현동에서 대당 600만-3천600만원 가격의 냉장고를 전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0년부터 분양된 고급아파트에 빌트인 개념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소비패턴의 고급화로 빌트인 가전 구입비용이 크게 늘어나 시장이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