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당사 10층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은 밤새 환호와 탄성이 교차하며 출렁거렸다.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TV개표방송에서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피말리는 시소게임을 벌이자 시시각각 변하는 순위 등락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이었다. 당직자들은 개표 초반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등지에서 이 후보의 강세가 확인되자 '그러면 그렇지'하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나 광주등 호남권에서 저조한 득표를 하자 '아유'하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분단위로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는 선두다툼에 한 당직자는 "5년전보다 더 아슬아슬한 게임"이라고 말했다. 또 당사 곳곳에서는 성미급한 당직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벌써부터 선거결과가 가져올 정치권 기상도 변화를 점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그러면서도 일부 당직자들은 투표 7시간전에 극적으로 터진 '정몽준 변수'에 기대감을 표시하며 부동층이 특히 많은 충청권 득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한 후보 특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상황에서 정몽준 대표의 지지철회는 결정타가 될것"이라면서 조심스럽게 낙관했고,또 다른 특보는 "그래도 끝까지 지켜보자"며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서청원 대표,김영일 사무총장,남경필 대변인 등 핵심 당직자와 사무처요원 등 2백여명은 이날 종합상황실에 설치된 5대의 대형TV를 통해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