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하는 과정에서집속탄(集束彈)을 대량으로 사용해 어린이들을 포함해 수십명의 사상자를 냈으며 지금도 지뢰역할을 하는 불발 집속탄으로 인명피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국제인권단체인인권감시협회(HRW)가 18일 밝혔다. 집속탄(cluster bomb) 한개에는 100-200개의 주먹만한 소형폭탄(bomblet)이 들어있으며 접속탄이 터지면 개개의 소형폭탄들은 각각 수백개씩의 파편으로 쪼개지면서 연쇄폭발해 축구장만한 면적 내의 인명을 무차별 살상할 수 있다. 더욱이 진흙땅처럼 무른 지면에 떨어져 불발한 집속탄은 강력한 지뢰로 변한다. HRW는 한달간의 아프가니스탄 현지조사를 토대로 작성한 65쪽 짜리 보고서를 통해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1천228개의 집속탄을 사용했으며 이는 소형폭탄 24만8천56개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이 같은 사용량은 걸프전이나 유고전과 비교하면 상당히 줄어들었으며 신기술을 채택해 과거보다 정확도가 개선된 것도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인구밀집 지역이나 그 인근에서 집속탄을 사용하면서 여전히 국제 인도주의 법규 규정대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주의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정확성 결여, 대량의 불발탄 발생, 불발탄의 제거 곤란 등 집속탄이초래하는 고질적인 문제는 개선되지 않았으며 이는 이 무기가 근본적인 결함을 지니고 있어 국제법으로 특별히 규제돼야 한다는 점을 잘 말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HRW의 현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부 헤라트 인근 이샤크 술레이만 마을에 미군이 5개의 집속탄을 투하해 최소한 12명이 사망했으며 훨씬 더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또 지뢰로 변한 불발 집속탄의 민간인 희생자는 지난 11월까지 파악된 수만 127명이며 이 가운데 69%가 어린이인 것으로 국제적십자사의 조사 결과 밝혀지기도 했다. HRW는 "미국이 유엔에 제출한 집속탄 투하지역 명단이 부정확해 불발탄 제거작업은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집속탄을 사용한 국가들은 불발탄을 제거해야할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