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재건축아파트 시장에서 가격조정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수도권 집값 상승을 상승을 주도했던 서울 강남지역의 저밀도지구와 과천, 광명지역의 재건축아파트값은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인천 수원 성남 하남지역의 재건축아파트는 '늦바람'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 저밀도지구의 경우 조합원의 추가부담금액이 예상외로 과다한 것으로 나타나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남 저밀도지구는 사업승인이 난 단지들까지 값이 떨어지고 있어 일선 중개업소들이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을 정도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로 최근 1년새 2배 가까이 가격이 급등한 과천지역 재건축아파트도 과천시의 용적률 하향조정 입장이 재삼 확인되면서 실망매물이 쌓이고 있다.


반면 그동안 관심권 밖이었던 인천 수원 성남 하남지역 재건축아파트는 △빠른 사업진행과 △높은 용적률을 업고 값이 오르고 있다.


부동산114의 김희선 상무는 "재건축아파트도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거품이 빠른 속도로 빠지고 있다"고 진단한 뒤 "이런 추세가 당분간 이어지면서 지역별.단지별 가격조정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저밀도지구 호재 안먹혀 =서울 잠실과 도곡동 등 강남지역 저밀도지구의 경우 사업승인 취득 등으로 사업추진에 가속도가 붙는 것과는 달리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강남구 청담.도곡지구의 영동 1,2,3단지 13평형의 호가는 지난주말부터 소폭 하락했다.


한창 이주 중인 송파구 잠실주공 4단지도 내림세를 보였다.


서초구 반포지구에서도 한신1차와 주공1.2단지의 주요 평형대가 지난달 이후 5백만~1천5백만원 정도 떨어지는 등 하향 조정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아파트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투자자들이 계산기를 두드려보는 냉정함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지구단위계획을 건의하고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의 일부 단지도 한 달새 2천만원 가량 떨어졌다.


광명지역에서도 지난주를 기점으로 하락폭이 깊어지고 있다.


경부고속전철 역세권으로 각광받으면서 강세를 이어갔으나 이미 호재가 선반영돼 추가상승은 어렵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과천지역도 용적률에 대해 과천시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원문동 주공3단지를 비롯해 대부분 단지의 가격이 약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매물이 쌓이고 있다.


스피드뱅크의 홍순철 팀장은 "재건축대상 아파트는 시공사선정 조합설립인가 사업계획승인 등의 시점에서 단계적으로 상승한다는 기존 공식이 깨지고 있어 중개업소들조차 당황해 하고 있다"며 "경기전망이 워낙 불투명한데다 매수시점을 대통령선거 이후로 미루는 이들이 많아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인천 등은 관심지역으로 떠올라 =반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다지 각광을 받지 못하던 인천 수원 안산 등 비인기지역의 재건축아파트값이 꿈틀대고 있다.


재건축사업이 빠르게 진행되는 데다 용적률도 조합원들이 원하는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빠른 사업진행으로 금융부담이 줄어들뿐더러 용적률이 높아 투자가치가 높은게 매력"이라며 "수도권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값도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이주비와 무상지분율 인상 이후 이주가 한창인 인천시 남동구 구월주공아파트는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호가가 지난주보다 5백만원이상 치솟고 있다.


지난 14일 주민총회를 열고 삼성.LG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한 간석주공아파트도 집주인들이 내놓았던 매물들을 거둬들이면서 호가가 강보합을 유지하고 있다.


이 아파트도 2백50%의 용적률이 적용된다.


이밖에 수원시 정자동 백조아파트 27평형이 1천만원, 안양시 석수동 주공2단지 15평형과 부천시 괴안동 우정 21평형이 각각 5백만원 오르는 등 그동안 소외됐던 지역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가고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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