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720만명이 이용하는 거대도시 뉴욕의 지하철과 버스를 담당하는 운송근로자노조(TWU)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오는 16일(현지시간)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교통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뉴욕의 대중교통이 마비되면 식당이나 백화점 등 연말 대목을 기대하고 있는 뉴욕의 상권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뿐 아니라 물류와 금융부문에도 영향을 미쳐 미국 경제전반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대중교통 담당기관인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 협상대표와 TWU측은 14일밤까지 3만4천여 운송노조원들의 향후 3년간 근로조건을 담은 협상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계속했다. MTA는 협상에서 3가지 사항을 제안했으며 양측은 이를 둘러싼 핵심쟁점에 관해 논의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TA의 협상단 대표인 게리 델러버슨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양측이 임금인상과 병가, 교육훈련 등 3가지 부문에서 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뤘다면서 "나는 이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측의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노조측은 3년간 연봉 6%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10억달러의 적자에 시달리며 요금인상을 고려중인 MTA는 첫 해에 임금을 동결한 뒤 나머지 2년은 생산성 향상에 연동해 임금을 인상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양측이 핵심쟁점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오는 16일 새벽 0시1분까지 근로계약이 갱신되지 않아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뉴욕시는 경제 전반에 걸쳐 심각한 타격이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시는 경찰의 시간외 근무수당과 각종 생산 차질, 소매 판매 및 세수감소 등을 포함, 파업손실이 하루 1억달러에서 3억5천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파업에 따른 교통대란으로 식당들은 정상 영업이 불가능하고 연말 대목을 앞둔 대형 백화점들도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파업에 대비, 비상운용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성탄절과 신년 연휴에 75만명의 관객을 동원, 4천5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브로드웨이 극장가는 심각한 수입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뉴욕고속도로의 교통대란은 전국의 물류 유통망에도 영향을 미쳐 결국 국가 경제 전반에 주름살을 드리울 것으로 전망된다. 세인트존스대학의 앤서니 새비노 교수는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금융시장과 업계에서 뉴욕이 차지하는 엄청난 비중때문에 (파업은)미국 경제전반에 손실을 초래할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주 `테일러법'은 공공근로자의 파업시 하루당 이틀치 임금에 해당하는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법원은 지난 13일 벌금인상과 구류형 추가 등 처벌을 강화하겠다며 파업자제를 호소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