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첫 챔피언을 노리는 원주 TG에는 특별한응원부대가 따른다. 아빠, 엄마, 그리고 아들과 딸로 이뤄진 '엑서스패밀리팬클럽'이 TG의 연승에톡톡히 한몫하고 있는 것. 이들은 중고교생들로 구성된 '서포터스'와 달리 언제나 가족 단위로 모여 응원을 펼친다. 20일 인천 SK와의 경기가 펼쳐진 원주 치악체육관에도 이들은 어김없이 경기장가운데 자리를 잡고 열띤 응원에 나섰다. TG 유니폼과 똑같은 응원용 조끼를 입고 경기장을 찾은 이들은 이날 약 10여 가족에 30여명. 40여 가족이 넘는 '패밀리팬클럽' 회원들은 홈 경기가 열리면 서로서로 연락,아무리 적어도 10여 가족은 꼭 경기장을 찾는다. 서울, 안양, 부천 등 수도권 원정 경기도 빠짐없이 찾아가 열광적인 응원으로 TG 선수들의 흥을 돋운다. 회장을 맡고 있는 이학연(42.원주시 단구동)씨는 "창원, 울산, 대구, 여수도 종종 원정을 간다"고 말했다. 이들이 처음 모인 것은 프로농구 원년인 지난 96년. 처음에는 '서포터스' 모임에 참가했다가 청소년 일색인 '주류'와 어울리기가 쑥스러워 가족 단위로 따로 모임을 만들었다. 승패에 일희일비하고 특정 선수를 집중적으로 응원하는 청소년들과 달리 이들은팀의 사기에 가장 중점을 둔다. 특히 생업에 바쁜 가장들이 경기장을 찾지 못하면 어머니들이 자녀들 손을 잡고응원에 나서 '아줌마 부대'로 종종 오인되기도 한다. 이학연씨는 "올해는 더 바쁠 것 같다"며 "TG가 플레이오프는 물론 챔피언결정전에도 분명 나설테니 나들이가 많아질 것"이라며 이날 승리에 마냥 즐거워했다. 이들이 들고 나온 플래카드에는 "얘들아 TG 응원가자, 올해는 우승이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동원 관중이 판을 치고, 달아 올랐다가 쉽게 식는 뜨내기 팬들만 넘쳐나는 한국프로스포츠의 현실이 달라지려면 이들처럼 자녀들 손을 잡고 나서는 '중년팬'이 절실하다는 인식이 새삼스러운 현장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