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가 마흔번째 생일을 하루 앞둔 11일 법원의 선고공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수감 6개월만에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났다. 홍걸씨는 서울 서초동 서울지법에서 판결을 받은 2시간 뒤인 오후 4시께 서울구치소에서 검은색 EF소나타 승용차를 탄 채로 빠져나갔다. 다소 초췌한 모습의 홍걸씨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승용차 창문을 내린채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로 짧게 소감을 마쳤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은 뭐..."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홍걸씨 옆 좌석에는 40대 남자가 앉아있었다. 통상 석방지휘서 발송에서 석방까지 30분∼2시간 가량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이날 홍걸씨의 석방은 서울지검에서 석방지휘서를 팩스로 보낸지 불과 10∼20분만에초고속으로 이뤄졌다. 홍걸씨는 앞서 오후 2시께 서울지법 417호 법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홍걸씨는 최규선 미래도시환경 대표, 김희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한사람 걸러 떨어져앉았다 집유 선고가 떨어지자 기뻐했다. 홍걸씨측 이은경 변호사는 "홍걸씨가 마지막 접견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부모님께도 면목없고, 나로 인해 검찰에 나와 조사받고 언론에 공개된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며 "최후변론에서 충분히 고통받은만큼 자유를 달라는갈구에 재판부가 응해줬다"고 말했다. 특히 홍걸씨는 선고 직후 옆자리의 최씨가 손을 내밀자 손을 마주잡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홍걸씨는 지난 5월18일 밤 법원의 영장발부에 따라 서울구치소 13동 3층 제10실에 수인번호 `3750'번으로 수감된 이후 세면대와 좌변기가 설치된 2.17평의 좁은 공간에서 178일간의 수감생활을 기록했다. 이 방은 형인 홍업씨가 수감됐던 13동 14실과 불과 10여m 떨어져 있어 대화도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업씨가 수감된 방은 5년 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수감됐던 곳이다. 홍걸씨는 이곳에서 주로 이희호 여사가 변호인을 통해 전해준 성경을 읽으면서기도, 묵상 외에도 조정래씨의 장편소설 `한강',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 등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걸씨는 이후 미국 에모리대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과정을 밟으며 못다한학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이은경 변호사가 전했다. 홍걸씨는 출소 다음날인 12일 마흔번째 생일을 맞는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