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로 예정된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16大)를 앞두고 향후 5년간 13억 중국을 이끌어갈 '후진타오 체제'의 윤곽이 6일 드러났다. 장쩌민 국가주석 중심의 3세대 정치세력이 물러나고 대신 후진타오 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제4세대 정치세력이 전면에 나서는 대폭적 인적쇄신이 그 핵심이다. 때문에 후진타오는 원자바오 차기 총리와 함께 개혁개방 정책을 보다 과감하게 추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난제인 금융개혁에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 '후진타오-원자바오' 체제와 장쩌민 측근의 견제 =후 부주석은 16대에서 총서기로 '등극'하는데 이어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회)에서 국가 주석으로 임명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후 주석이 지난 10여년 동안 착실하게 후계자 수업을 받아온 사실을 감안할 때 순리적 정권교체인 셈이다. 또 내년 3월 총리 임명이 확실시되는 원자바오와 함께 정치 경제를 이끌게 된다. 그렇다고 장 주석이 정치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중국 정치권력의 원천인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유지, 막후 실력자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밝혀진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구성을 보면 이같은 점이 더욱 뚜렷해진다. 기존 정치국 상무위원중 16대에서 살아남는 인사는 후 부주석 한 명뿐. 대신 원 부총리, 쩡칭훙 전 당조직부장, 우방궈 부총리, 황쥐 전 상하이시 당서기,뤄간 국무위원, 자칭린 전 베이징시 당서기 등이 그 자리를 메우게 된다. 이 중 쩡칭훙 전 부장과 자칭린 전 당서기는 장 주석 측근이고 우방궈 부총리와 황쥐 전 당서기 역시 상하이방(상하이 정치그룹) 출신으로 장 주석 계열로 분류된다. 7명의 상무위원 중 절반이 넘는 4명이 장 주석 인사로 채워지는 것이다. 우방궈 부총리가 후 부주석을 대신해 국가 주석직에 오를 것이란 루머가 나도는 것도 이같은 분위기의 반영이다. 결국 후 부주석은 권력투쟁에서 '절반의 승리'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당 서기처 서기인 쩡칭훙은 서기처에 남아 당 일반업무를 관장, 장 주석을 대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황쥐는 전인대 상무위원장, 자칭린은 정협 주석 등에 올라 국가 주요 권력기관을 장악하게 된다. ◆ 금융개혁과 사영기업 영역확대 =후 부주석은 경제 분야를 원 부총리에게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장 주석이 '경제는 주룽지 총리에게 물어보라'고 했던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원 부총리는 그동안 농촌개혁(국무원 빈촌개발 소위 위원장)과 금융개혁(중앙 금융공작위 서기)을 진두 지휘해온 사실을 감안할 때 과감한 개혁개방 정책과 함께 금융개혁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개혁을 축으로 국유기업개혁 농업개혁 등의 경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게 그의 관점인 것이다. 그는 또 농촌경제 해결의 경험을 살려 서부 개발, 도.농 빈부격차 해소, 실업자 구제 등의 사안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위해 후 부주석은 원 부총리에게 절대적인 신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후 부주석 자신이 개혁개방의 강한 신봉자라는 점에서 그렇다. 그는 '공산당이 생산력(기술발전), 선진문화, 광범위한 인민의 이익을 대표한다'는 장 주석의 3개 대표 이론을 지원하고 있다. 후 부주석은 이 이론에 따라 사영기업의 활동 영역을 넓혀주고 사유재산을 보호하며 자본가들을 당원으로 흡수하는 노력도 병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개혁정책에 관한 한 장 주석 측근들도 후 부주석과 시각을 같이하고 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