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지역 20억평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한 이후의 땅값 변화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거래가 위축되기는 하겠지만 땅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급격한 조정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개발 호재가 있는 곳은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과 상관없이 땅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약보합세 지속된다=현재 수도권 토지시장의 거래량은 지난해 하반기의 30%에 불과할 정도로 위축돼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SDN리츠콤의 이택구 사장은 "수도권 땅값이 이미 오를대로 올라 단기차익을 목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사람은 요즘 찾아보기 힘들다"며 "정부가 나서기 훨씬 이전부터 땅값은 이미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약보합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국컨설팅의 유종률 사장도 "최근 수도권 토지 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정부의 조치로 거래가 조금 위축되기는 하겠지만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토지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최근 들어 1백억원짜리 대형 빌딩 소유주 가운데 가지고 있던 빌딩을 팔고 50억∼60억원짜리 중·소형 빌딩을 매입한 후 나머지는 은행에 맡기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부동산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냉각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의 이번 대책이 수도권 토지시장을 급격히 위축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오르는 곳 있다=택지개발지구 내 단독택지 등에 대한 투자열기는 지금보다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건국컨설팅 유 사장은 "택지지구 내 단독택지는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청약경쟁률이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확실한 '재료'가 있는 땅은 외부환경 변화와 상관없이 계속 땅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SDN리츠콤 이 사장은 "내년부터 개발이 본격화되는 판교신도시 주변이나 판교개발에 따른 대토(垈土)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화성 안성 등의 땅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