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부터 사흘간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이 끝내 결렬됨에 따라 향후 이산가족 상봉사업 추진에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남북은 이번 접촉에서 공동보도문조차 발표하지 못해 현 정부의 남은 임기에는 이산가족의 추가 상봉이 사실상 어려운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일 통일부에 따르면 우리측은 이번 접촉에서 이산가족 추가상봉 실시, 6.25 전쟁시기 및 전쟁 이후 납북자 생사.주소확인, 금강산 면회소 설치를 한꺼번에 매듭짓자고 북측에 제의했다. 그러나 북측은 금강산 면회소 설치 문제에 대해서만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을 뿐나머지 문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 면회소 설치 이전에는 추가 상봉이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면회소는 이산가족 100명이 상대편 가족 500여명을 만날 수 있는 규모로짓자는 남측 주장과 달리, 1천명을 수용하고 회담장까지 갖춘 대규모로 짓자고 제의하기까지 했다. 이는 어떤 측면에서는 북측이 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한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지만, 뒤집어 보면 면회소 건설에 필요한 1년여동안에는 이산가족 상봉을 하지 말자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도 있다. 서영훈(徐永勳)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지난 9월 4차 적십자회담이 끝난 뒤 600명규모의 면회소를 짓게 되면 연내 착공을 전제로 내년 3∼4월에는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북측의 요구에 대해 우리측이 추가상봉 요구없이 면회소 설치에 동의한다면 연내에 착공하더라도 지질조사.설계.시공.감리 등 공사 기간을 감안할 때 최소1년은 걸릴 것으로 추정되며 이 기간에 이산가족 상봉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와 관련, 북측이 새로 진행될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내보낼 이산가족을 선발하고 우리측으로부터 적절한 보상을 약속받을 경우 연내 추가상봉이나 내년 설 상봉,적어도 '면회소 완공전 상봉'으로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이 서로 의지만 있다면 이달중에 적십자 실무접촉을 한차례 더하고 내달초 동해안 임시도로 개통에 맞춰 연내 추가 상봉을 할 수도 있다"고 말해 연내 추가상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이충원 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