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투개표 방식이 지난 2년 전과 비교해 별로 향상되지 않아 오는 11월5일 실시될 미국의 중간선거가 지난 2000년 대통령선거 때와 같은 혼란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고 CNN 방송이 1일 보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선거정보센터 역할을 하는 비당파적 웹사이트인 일렉션라인(electionline.org)의 더그 채핀 국장은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것이어디가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가능성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대선에서는 당시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플로리다주 개표의 오류를 지적하며 법에 호소해 재개표를 요구함에 따라 전국민의 눈과 귀가 플로리다주에쏠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여러주에서 새로운 투표 및 개표 장비가 아직 확실한 검증이안된채로 사용될 예정이기 때문에 주지사 및 상원의원 선거에서 접전을 벌이는 여러주들이 동시에 이같은 혼란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플로리다주에서는 지난 9월의 주지사 예비선거에서 일부 유권자들이 새로운 장비에 문제가 발생해 몇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으며 일부 투표 진행요원들은 새 장비 작동법을 모르고 있었다. 루이지애나주에서는 다른 8명의 후보들과 경합을 벌이고 있는 메리 랜드리우(민주) 상원의원이 50% 득표에 실패하면 결선투표를 치르게 될 가능성도 있다. 미네소타주에서는 월터 먼데일 전 부통령이 최근에 숨진 폴 웰스턴 상원의원 대신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로 출마한 가운데 결과가 근소한 차이를 보이면 웰스턴 의원이 숨지기 전에 발송된 부재자 투표의 개표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와이에서는 이미 숨진 패스티 민크(민주) 하원의원이 재선될 가능성도 있다. 민크 의원은 투표용지에서 자신의 이름이 채 지워지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일부 주에서는 새 장비 사용이 논란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맥스 클리랜드(민주) 상원의원과 색스비 챔블리스(공화)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조지아주에서는 현금자동인출기처럼 생긴 투표 기계가 등장했으나 이 기계가 완전히제 역할을 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최근 선거개혁법안에 서명했으나 이 법안에 명시된개혁조치들은 내년이나 돼야 발효된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