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티켓을 다투고 있는 LG와 기아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명수비로 명승부를 펼쳤다. 두팀은 경기가 끝날때까지 단 1개의 실책도 하지 않고 완벽한 수비로 1점차의추격전을 펼치며 2만1천131명의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LG와 기아 모두 깔끔한 수비를 펼쳤지만 그래도 돋보인 것은 3-2, 1점차로 승리하고 2승2패를 기록해 플레이오프의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LG였다. LG는 1회초 대량 실점 위기를 우익수 마르티네스의 정확한 송구로 1점만 내줬고 리드를 잡은 이후에도 내.외야진의 철벽 수비로 기아의 추격을 막아냈다. 1회초 1사 3루에서 기아의 장성호에게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준 LG는 이후 홍세완의 안타, 신동주의 볼넷으로 1사 만루에 봉착했다. 하지만 펨버튼의 외야 플라이를 잡은 마르티네스가 총알같은 송구로 3루에서 홈으로 뛰어들던 장성호를 잡고 1실점으로 1회초를 끝내 1회말 2점을 뽑는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홈에서 승부를 걸 생각으로 뛰어들면서 펨버튼의 타구를 잡은 마르티네스의 송구가 아니었다면 1점을 더 내줬고 기아에게 대량 득점의 물꼬를 터 줄 수도 있었다. 2-1의 리드를 지키던 LG는 4회초에서도 첫 타자로 나온 펨버튼의 안타성 타구를 유격수 권용관이 걷어내 무사에서 주자를 내보내는 상황을 막았다. 펨버튼에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김인철이 안타를 쳤다는 것을 감안하면 권용관의 수비가 무사 1,2루의 위기를 피할 수 있게 한 셈이다. 권용관은 4회초 뿐만 아니라 기아 타자들의 날카로운 타구를 몇차례 잡아내 국내 최고의 유격수로 평가되는 현대 박진만에 버금가는 수비력을 보여줬다. 또 LG는 3-2로 앞서던 8회초에도 중견수 이병규와 3루수 이종열의 멋진 수비에 마무리 투수 이상훈의 예리한 견제구까지 연출되며 기아의 막판 추격을 저지할 수있었다. 이병규는 펨버튼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을 하며 잡았고 이상훈은 안타를 치고1루에 있던 김경언을 견제구로 아웃시켰으며 이종열은 3루 베이스를 넘어가던 김상훈의 타구를 막아냈다. LG는 9회초 주자 없는 1사에서도 1루수 최동수가 1루 관중석 바로 앞쪽에 떨어진 이종범 파울타구를 20m 가까이 뛰어가면서 잡아내는 등 투혼의 수비로 한국시리즈 진출의 불씨를 살려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 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