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개발案따라 울고...웃고... .. 부동산시장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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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서울시장이 취임 이후 갖가지 개발계획을 쏟아내면서 부동산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강북 뉴타운 건설에 마곡지구 조기 개발, 뚝섬.정보사터 공원화 등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 나오면서 한편에서는 '모처럼 강북지역 땅값이 급등할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또 다른 한편에에서는 철거.보상 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당초 계획을 뒤집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 터져 나오는 주민 불만 ='은평' '왕십리' '길음' 등 뉴타운 일대 주민들은 보상.철거.이주 문제로 뒤숭숭하다.
상왕십리 일대에서는 일부 토지주와 가옥주들이 서울시에 강제 수용될 경우 보상가가 시가보다 낮아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집단행동도 불사할 태세다.
한 세입자는 "뉴타운 개발이 결국 철거 얘기 아니냐"며 "여기에서 나가면 어디로 가란 말인지"라며 한숨지었다.
일부 집주인들도 "보상비를 받아 세입자 임대보증금을 돌려주면 남는게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재건축 요건 강화 방침에 따라 최근 강남구청에서 사실상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은 은마아파트 주민들도 반발하고 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안전진단 등 재건축을 관에서 일방적으로 주도하도록 돼 있는 주택건설촉진법 시행령은 사유재산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계획 변경에 울상 짓는 땅주인 =서울시가 개발계획을 바꾼 뚝섬 및 정보사터 일대의 땅주인과 관련업계는 허탈한 표정이다.
뚝섬 시설지구에 2만1천여평의 토지를 소유한 I사 관계자는 "당초 계획대로 상업시설이 들어서면 평당 1천만원은 받을 땅이지만 공원조성을 위해 수용당하면 6백만원도 어려울 것 같다"며 "앉아서 8백억원 이상을 손해볼 판"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서울시와 국방부의 정보사터 이전 합의 계획 발표 직후 부지 매입을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꾸리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던 삼성물산 LG건설 대림산업 등 대형 건설회사들은 '닭 쫓던 개' 꼴이 됐다.
한 주택업체 관계자는 "정보사터 이전 결정 직후 사업성을 분석한 결과 아파트를 지으면 평당 1천6백만∼1천7백만원은 받을 수 있었다"며 "아파트 건립 시뮬레이션까지 마쳤는데 공원으로 꾸민다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 들썩거리는 부동산시장 =뉴타운이 들어서는 일대는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생태형 뉴타운이 들어설 은평구 진관내.외동의 주택은 한 달 전 평당 3백만원에서 지금은 5백만원 이상을 줘도 매물 잡기가 힘든 실정이다.
성북구 길음동 세종공인 이영란 사장은 "현재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길음 5∼6구역의 경우 주변 지역보다 평당 3백만원 정도 비싼 평당 1천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최근 '조기 개발'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진 마곡지구도 급등세다.
이른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이 몰리고 매물도 급속히 사라져 투기조짐마저 일고 있다.
올해 초 평당 50만∼60만원 하던 땅값이 요즘 평당 90만∼1백10만원선으로 뛰었다.
인근 발산지구도 평당 80만원에서 최근 1백20만원에 호가를 형성하고 있다.
마곡지구 인근 우리부동산 관계자는 "대로변 땅은 평당 1백만∼1백10만원이나 하지만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거래는 거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주용석.송종현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