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 공정공시제도 시행을 앞두고 각 기업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앞으로 회사의 공식루트를 거치지 않고 중요한 경영정보가 바깥으로 새어 나갈경우 회사가 불이익을 받는 것은 물론 자칫 증시에서 퇴출당할 가능성이 우려되면서사내교육과 `입단속'에 분주한 표정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5930]는 공정공시 시행을 앞두고 회사경영과 관련한 주요사항을 외부에 발표할 때 공식 대외창구를 IR팀과 홍보팀으로 일원화하는내용의 대응지침을 마련, 사내 주요부서에 배포했다. 또 IR팀과 홍보팀은 증권가 애널리스트와 언론사에 대외발표용 자료를 배포할경우 10분전까지 공시를 하도록 하고 CEO 기자간담회나 제품발표회 내용도 모두 공시사항에 포함시키기로 방침을 정했다. 삼성전자는 이와함께 지난주부터 영업과 재무, 생산 등 현업부서와 지방사업장을 순회하며 임직원들에게 시장에 영향을 미칠만한 주요사안을 외부에 함부로 발설하지 않도록 단단히 `입단속'을 하고 있다. 이 회사 공정공시 담당자는 "기존의 사내 `정보공개 원칙'에 따라 보안을 더욱강화할 계획"이라며 "특히 증권사나 언론사에 정보를 공개할 때 보다 투명하고 정확한 절차를 거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66570]는 주요 사업부 임원들에게 개별언론과의 인터뷰에는 일단 응하되,답변내용을 홍보팀에 미리 알리거나 홍보팀을 통해 답변토록 하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하는 대외정보 창구를 IR팀으로 일원화하는 등의 지침을 온라인상으로 주요 현업부서에 내려보냈다. 삼성SDI[06400]는 30일자 사보에 공정공시 제도내용과 관련한 특집기사를 1개면에 걸쳐 소개하고 주2회 전사업장에 방영되는 사내방송도 30일과 11월1일 2회에 걸쳐 공정공시 제도의 개념과 적용범위, 유의사항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삼성전기[09150]는 지난 14일부터 공시담당부서가 지방사업장을 돌며 임직원 사내교육을 통해 공정공시 제도의 취지와 내용을 소개하고 있으며 제도시행 이후 타사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공정공시제도에 대해 전사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사내 전자게시판을 통해 `공정공시제도 도입과 임직원 의무준수 사항'이라는 안내문을 게시,제도개념과 시행배경, 유의사항을 숙지시키고 있다. 포스코는 안내문에서 "회사가 공시하기 전의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등에 대한 정보나 장래 사업계획, 중요한 투자사업 등 회사의 주요한 경영사항과 관련된 미공시 정보를 제공할 때 유의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10520]는 이달 중순 팀장급 이상 정례회의를 통해 공정공시제도전반에 대한 설명회를 갖고 대응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설명자료를 제작, 전체 직원이 열람해 내용을 숙지하도록 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부서별로 주의사항을 이미 고지한데 이어 홍보. 기획, 재정 등공시와 직접적인 관련이 많은 부서직원들에 대해 특별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현대건설[00720]은 각 부서의 차.부장급을 대상으로 30일 사내교육을 실시, 공정고시제의 정확한 내용을 숙지토록 할 계획이다. LG건설[06360]은 자금팀내에 공시담당자를 두고 계약이나 사업실적 등의 발표가있을 경우 언론사나 증권사 애널리스트에 대한 자료 배포 이전에 공시가 이뤄질 수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림산업[00210]은 홍보팀과 IR팀 그리고 자금팀의 공시담당자가 자료 배포 이전에 e-메일이나 전화를 통한 사전 협의를 갖고 공시 여부와 시기, 방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LG화학[51910]은 사내임직원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기획.홍보.IR 등의 부서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중이며 사내 온라인 게시판에 제도의 주요내용과 유의사항을 게재하고 있다. SK㈜도 증권거래소 공시제도팀 이대규 과장을 초청, 다음달 5일 서울 서린동 본사 21층 대강당에서 전 임원과 팀장, 정보취급부서 직원 등을 대상으로 공정공시제도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대한항공[03490]과 아시아나항공[20560]은 최근 총무, 기획, IR 등 사내 관련부서들을 중심으로 대책회의를 열어 공정공시제도 내용을 숙지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처럼 각 기업들이 사내교육을 통해 공정공시 제도의 내용을 소개하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기업의 일선 현업부서 관계자들은 공정공시의 복잡한 절차 등을 이유로애널리스트의 방문이나 언론 인터뷰와 개별취재 협조 등에 무조건 거부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아 정보흐름이 차단될 것이 우려된다. 한 IR담당자는 "이 제도가 과연 어떤 식으로 정착될 지 상황추이를 지켜보고 있는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현재 실무부서에서는 몸을 사리려는 분위기가 많아 당분간 정보시장의 규모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n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