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당선자는 28일 첫 대(對) 국민 연설을 통해 현 정부의 긴축재정 유지, 국제사회 의무 존중, 가난 퇴치 등을 약속했다. 룰라 당선자는 이날 TV로 브라질 전역에 방송된 기자회견에서 "선거 기간에 밝혀왔던 것처럼 차기 정부는 현 정부가 이미 체결한 계약을 존중하면서 인플레 통제력를 잃지 않고 재정적 책임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룰라는 특히 "우리는 최근 몇달간 금융시장의 동요를 일으켰던 주요한 요인인 브라질 경제의 대외 취약성에 맞서야 할 것"이라며 브라질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 자신의 좌파 성향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와 함께 룰라 당선자는 5천400만명에 달하는 하층민이 가난에 시달리고 있는 자국의 현실에서 가난 퇴치 정책을 최우선시할 것이라면서, 과감한 사회개혁 조치단행 등 자신의 공약도 그대로 이행할 것임을 재차 피력했다. 그는 이를 위해 기아, 주택, 보건 등을 다루는 `사회 비상대책' 부서를 신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협정 협상에 계속해 비판적 입장을 유지했던 룰라 당선자는 자신의 정부가 FTAA 협상에 참여할 것이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으로 구성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을 미주 대륙에서 강화하는 것을 최우선시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룰라 당선자는 또 선진국에 의해 가해지고 있는 "보호주의 무역장벽과 보조금"철폐를 위해 국제무역 협상을 계속 추진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제성장으로 특징지어지는 또 하나의 경제모델 채택에 브라질 유권자들 대다수가 표를 던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외국의 "생산적 투자"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경제문제가 하루 아침에 해결될 수는 없는 것이라며 공공기금 사용억제 등 긴축재정을 유지하고 부패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룰라 당선자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 당선을 축하했다고 백악관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룰라 당선자에게 민주주의 신장, 좋은 통치, 미주 자유무역지대출범 등의 문제와 관련해 룰라 당선자가 자신과 협력해 일해 나가기를 바라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고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리처드 바우처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앞으로도 미국은 브라질에 대해 "중요하고도 꼭 필요한 협력자"로 존중할 것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면서, 룰라 당선자의 좌파정책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은 룰라 당선자가 금융시장 안정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신의 희망사항을 구체적으로 내비쳤다. 그는 브라질 국채 및 헤알화가치를 악화시킨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에 대해 안도감을 표시하면서 룰라 당선자가 올바른 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말했다. 호르스트 쾰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룰라 당선자의 승리는 브라질 경제에 좋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대부분의 남미 국가들도 룰라 당선자의 승리를 축하했다. 카를로스 루크카우프 아르헨티나 외무장관은 메르코수르의 주요한 파트너인 아르헨티나를 룰라 당선자가 첫 외국 방문지로 선택한 데 대해 기쁘다고 말했다. 현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등 유럽의 지도자들은 브라질 경제 지원을 약속하면서 룰라 당선자를 축하했다. (상파울루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