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뉴타운' 개발계획 등 강북 재개발 바람을 타고 택지지구내 아파트 입주권이 주어지는 철거주택의 편법거래가 기승을 부리면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철거주택 전문 떳다방(이동중개업소)들이 "조만간 택지지구 지정이 이뤄질 장지.발산지구내 입주권을 보장한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 철거주택의 거래를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장지.발산지구 입주권은 해당지역 철거대상 주택에만 주어진다는 게 관계기관의 설명이다. 따라서 철거주택에 대한 투자는 자칫하면 입주권도 못받고 장기간 돈만 묶이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거래실태=노후 시민아파트와 도시계획(도로 공원 등) 사업 시행 및 상습 침수지 등으로 철거될 예정인 주택이 주요 거래대상이다. 이들 물건은 서울지역 택지개발지구 내 아파트 입주권,즉 속칭 딱지(특별분양권)가 주어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암시장에서는 딱지 값만 5천만∼1억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장지·발산지구의 택지지구 지정이 임박하면서 최근 3개월새 2배 이상 뛰었다. 떴다방들은 인터넷사이트를 개설하거나 전화 권유를 통해 직장인과 주부 등에게 집요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들은 "딱지 값만 내면 장지·발산 등 노른자위 택지지구 지역에 들어갈 수 있는 철거주택을 살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입주권이 주어지는 대상이 아니거나 몇 년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떴다방들이 알선하는 철거대상 주택은 사는 사람이 해당 권리금을 내면 명의이전을 해 주는 대신 철거 때 나오는 주택보상비는 원래 집주인에게 되돌려 준다는 각서를 쓰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인터넷 A컨설팅사이트에는 전용면적 25.7평짜리 입주권을 얻을 수 있는 철거가옥(시민아파트)의 입주권 5∼6건이 5천만∼7천만원선에 매물로 나와 있다. 이같은 전문사이트만도 10여곳이 넘는다. 장지·발산동 등 택지지구 예상지역의 중개업소에서도 1억∼1억5천만원 정도에 매물이 거래되고 있다. 장지지구의 경우 입주권 대상 철거가옥은 38가구 정도인데 반해 현지 중개업소에는 1백여개의 매물이 나돌고 있다. 은행원인 조철호씨(42)는 "중개인이 상계동 상습 침수지역 내 철거대상 가옥이라며 권장한 물건을 5천만원에 구입했는데 입주권을 받게 될지 궁금하다"며 불안해했다. ◆입주권 대상여부 꼭 확인해야=철거예정 가옥은 도시계획에 의해 수용되기 이전과 특별분양권이 발급되기 전에는 매입이 가능하다. 시민아파트는 보상공고가 나오기 이전까지 거래가 가능하다. 하지만 모든 철거대상 주택에 입주권이 주어지는 게 아니다. 사업지구에 따라 약간씩 보상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시민아파트 등은 입주권이 나오지만 언제,어느 지역에 입주가 가능한지는 불확실하다. 서울시 택지지구 개발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서울시 주택기획과 관계자는 "입주권은 시민아파트에만 해당되는 데도 일부 떴다방들이 이름이 비슷한 시영아파트나 시범아파트까지 입주권이 나오는 것처럼 매입을 권유하고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