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업무중 80%가 건설관련 송무입니다.


산업재해,취득.등록세,일조권,인허가,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다루지 않는 분야가 거의 없습니다.


이른바 "종합 선물세트"인 셈이지요"(김성진 변호사)


-그동안 맡은 건설관련 소송은 얼마나 됩니까(기자).


"글쎄요.


정확히 모르겠지만 얼추 1천건 정도 될걸요"


-1천건이라면 언뜻 믿기지 않는데요.


"계산 한번 해볼까요.


올해가 변호사 14년째인데 1년에 70건 정도 합니다.


수치적으로 9백80건이네요.


간단한 가처분사건과 일반적인 소송은 1년안에 끝나지만 수임사건의 20~30% 정도 차지하는 대규모 소송은 2~5년 걸립니다.


이런 걸 감안하면 대충 7백~8백건 정도라고 보면 되겠네요"


법무법인 태평양의 건설부 김성진 책임변호사(45).


그는 이전에는 수임사건 건수를 계산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워낙 많이 쏟아져 들어와 생각할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 건설.부동산 분야에서 차지하는 그의 "위상"은 가히 독보적이다.


자문계약을 맺은 회사의 이름과 그가 수행한 프로젝트만 들어봐도 이를 쉽게 수긍할 수 있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동아건설 등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이 그에게서 자문을 얻고 있다.


리비아 대수로공사,인천공항 고속전철 민자유치 등 초대형 사업에는 거의 어김없이 김 변호사나 그가 이끄는 팀이 참여했다.


김 변호사가 털어놓는 "성공비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운좋게 한 가지 분야만 했고 그 분야에 강점이 있는 로펌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겸손해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지난 88년 법무법인 태평양 입사이후 14년간 주로 건설.부동산 분야에서만 일했지요.


송무 중심으로 출발했던 태평양의 주 고객이 바로 국내 건설사였다는 것도 우연의 일치였습니다"


동료들의 주장은 조금 다르다.


같은 파트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부동산 금융 쪽을 주로 담당하는 전병하 변호사는 "무엇보다 성격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많다"고 말한다.


즉 개방적이고 낙천적이다보니 어떤 일에도 긍정적이고 몰두할 수 있다는 것.


"사람 좋고 성격좋은" 것은 김 변호사 성격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한다.


사법연수원 시절 바쁜 시간을 쪼개 대학원을 다녔다.


태평양 입사 뒤에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미국 변호사 자격도 땄다.


수임사건을 살펴보다가 "난제"에 부닥칠 경우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잠을 못자고 여기에 집착할 정도로 일에 대해선 "전투적"이다.


그의 장점은 또 있다.


새로운 것에 목말라하는 욕구는 다양한 시각을 요구하는 변호사란 직업의 특성과 딱 맞아떨어진다.


"서울법대를 다닐때 2년간 첼로를 배웠습니다.


나이가 드니까 역시 국악이란 생각이 들어 인간문화재 한 분을 스승으로 모시고 대금을 다시 배웠습니다.


짬을 내 2년전엔 6개월 기간의 장구 단기과정도 마쳤습니다.


요즘엔 장구 선생님을 찾느라 인터넷을 뒤지고 있지요"



<김성진 변호사 프로필>


<>1958년 부산 출생

<>1981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1983년 제25회 사법시험 합격

<>1984년 서울대 법학과 석사과정 수료

<>1985년 제15기 사법연수원 수료

<>1994년 미 워싱턴대학 로스쿨 졸업

<>1995년 뉴욕주 변호사 자격취득

<>2002년 중앙건설분쟁조정위원회 위원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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