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1991년 걸프전 당시 약탈해간 쿠웨이트 공문서가 20일 쿠웨이트측에 정식 반환되기 시작했다. 쿠웨이트에 반환할 문서를 싣고 18일 바그다드를 출발한 5대의 트럭들이 19일 양국 국경 부근 사프완에 도착했으며 20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3시) 일부 문서가 쿠웨이트에 반환됐다. 다섯 상자 분량의 문서는 걸프전 이후 폐쇄된 양국 국경의 쿠웨이트측 압달리 검문소에서 간단한 반환식이 열린 뒤 쿠웨이트 인수팀에 전달됐다. 인수팀은 반환문서 내용들을 일일이 점검하고 있는데 반환이 끝나려면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문서 반환은 유엔안보리가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직후 내린 대이라크 제재 해제 전제조건의 하나다. 쿠웨이트는 걸프전 종전 후 이라크측에 줄곧 문서 반환을 요구해왔으며, 이라크는 지난 7월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중재로 반환에 합의했다. 이라크 관리들은 아랍연맹의 참여와 유엔의 주도하에 성사된 합의 정신과 지난 3월 베이루트 아랍정상회담 당시의 약속에 따라 문서를 반환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베이루트 아랍정상회담에서 이라크의 대(對) 쿠웨이트 불가침 약속을 포함한 역사적 합의에 도달했다. 쿠웨이트의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외무장관은 이라크의 문서반환을`중요한' 조치라며 환영했다. 사바 장관은 그러나 걸프전 당시 쿠웨이트인과 외국인등 600여명이 실종됐다며 이들의 행방을 확인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쿠웨이트는 이들이 아직도 이라크에 포로로 억류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라크는 한때 쿠웨이트인 포로의 존재를 시인했으나 1991년 쿠웨이트에서 철수하면서 남부 이라크에서 발생한 시아파 이슬람교도들의 폭동 이후 이들의 행방을 알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라크는 오히려 쿠웨이트측이 걸프전 당시 실종된 이라크인 1142명의 행방 확인 노력에 비협조적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