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의 산간지역에선 벌써 눈소식이 들린다. 정부나 기업이나 올 한 해를 추스르면서 내년의 경제.경영환경에 대비해 가야 할 시점이다. 국회는 이번 주 본격적인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 들어간다. 오는 11월 6일까지 재정경제위원회 등 17개 상임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열어 각 부처별 새해 예산안을 뜯어보게 된다. 각 부처 장관들도 상임위에 출석해 소관부처 예산안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국회는 11월8일 본회의를 열고 새해 예산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1백11조7천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과 1백60조원 규모의 연기금 운용계획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12·19 대통령선거'를 눈앞에 둔 상황인 만큼 예산안 처리과정에서의 진통이 그리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기업들도 한창 내년도 경영계획을 짜고 있다. 삼성 LG 등 주요 그룹의 경우 경영환경이 극도로 불확실한 점을 감안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면서도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는 늘린다는 것이 기본방향이다. 실물경제의 흐름을 나타내는 시장동향을 보면 '9·4 부동산대책' 이후 연이은 집값 안정책으로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의 하향안정세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0일 584.04로 연중 최저점을 찍은 이후 거래일 기준으로 6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주에도 집값 안정세 속에 주가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인지가 관심사다. 부동산으로 쏠렸던 시중 부동자금이 증권시장으로 흘러드는 조짐을 보여 주식시장엔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식투자를 위해 일반인들이 증권회사에 맡겨놓은 자금인 고객예탁금도 지난 1주일 사이에 2천5백억원이나 늘었다. 최근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기업들의 올 3·4분기 실적도 당초 우려와는 달리 예상외의 선전을 한 것으로 나타나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가 700선 돌파를 다시 시도할 것이란 낙관적 견해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주가가 단기급등한 만큼 이에 따른 숨고르기가 나타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19∼22일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 '남북 장관급 회담'과 관련해서는 기존의 경협문제 외에 북한의 핵개발 문제가 불거진 상황이다.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미국 등 국제사회와 한국의 공조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된다. 손희식 산업부 대기업팀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