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소수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17일 밝혔다.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은 지금까지 핵무기를 보유하고자 하는 북한의 야욕을 우려해왔다"면서 "미국은 지난 1990년대 초이후 정보분석을 통해 북한이 1개 또는 2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평가해왔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그같은 분석은 정보당국의 평가에 의한 것"이라면서 "본인은 북한이 소수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럼즈펠드 장관은 북한은 고농축 우라늄을 통한 핵무기 추가 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함으로써 지난 1994년 제네바 핵기본합의서를 포함한 핵관련 4개의 국제협정을위반했다면서 북한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소수 핵무기'이외에 추가 핵무기 개발을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의 "북한 소수 핵무기 보유" 발언은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시인했다고 발표한데 이어 나온 것으로 부시 행정부는 이를 계기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사실을 기정사실화, 앞으로 북한의 대북(對北) 핵기조는 핵개발 동결이 아닌 핵무기 제거및 폐기에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럼즈펠드 장관은 지난 9월 의회 증언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사실을 밝힌 바 있으며 중앙정보국(CIA)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의 로버트 월폴 전략핵 프로그램 담당관은 지난 1월 상원 행정위에 출석, "정보기관은 90년대 중반 북한이 1개 또는 2개의 핵무기를 생산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그후 북한은 94년 제네바 기본합의에 따라 영변의 플루토늄 생산활동을 동결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어 럼즈펠드 장관은 북한의 핵계획 시인 의도가 핵무기에 대한 대타협을 이끌어내기 위한 '좋은 신호'로 볼 수 있느냐는 물음에 "누구도 이를 좋은 신호로 보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같은 시각을 일축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사찰검증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북한이 핵계획을 시인하고 4개의 핵협정을 위반했다고 인정했다"면서 그같은 상황에서 핵사찰검증은 아무런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럼즈펠드 장관은 미국에 대한 이라크의 위협은 현재의 북한 핵위기와 상황이 다르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가 미국이 당면한 제1의 `독보적' 위협이라는유엔연설기조에 의견을 같이한다고 강조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미국은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을 포함, 유럽연합 회원국들과 러시아, 중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종합적 대처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