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 폭발 사건 이후 연락이 두절된 한국인 관광객 문은영(여.31) 씨와 여동생 은정(29) 씨 자매는 14일 실종 사흘째를 맞고 있으나 생사확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 발리로 파견된 자카르타 주재 한국 대사관의 이희성 영사는 문씨 자매가 당초 귀국 예정일인 13일 밤 공항에 나타나지 않아 폭발 사건에 희생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 영사는 은정 씨와 신체적 특징이 비슷한 시신을 목격했다는 사고대책본부 요원의 증언을 확보, 국립 상을라병원 의사들과 함께 이 병원 영안실에 안치된 시신 187구에 대한 육안 및 치아 식별을 시도했으나 생사 여부를 확인하는데 실패했다. 병원측은 영안실에 안치된 시신의 손상이 너무 심해 더 이상 육안 식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14일 중으로 모든 시신을 방부처리한 뒤 냉동트럭에 보관했다가 DNA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병원 관계자는 "자카르타 소재 주요 대학 병원이 유전자 검사 능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DNA 샘플을 그쪽으로 보내거나 의사들을 발리로 오게하는 방법으로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씨 자매의 경우 이날 오전 한국을 출발해 오후 늦게 발리에 도착할 예정인 그들 부모로부터 DNA를 검출, 상을라 병원 영안실 시신들의 DNA와 대조할 계획이어서 이르면 이번 주말 생사확인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 씨 자매는 지난 9일 발리로 입국해 지난 11일 폭발사건이 발생한 사리클럽에들렀다가 12일 오후 9시 30분께 은영 씨의 남편 울손 대니얼(31) 씨만 호텔에 남겨두고 밖으로 나간 뒤 아직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 특파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