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녀의 영역으로 인식됐던 간호분야에 남성들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특정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은 물론 문화까지 바꿔 나가고있다. 건양대병원 간호부 407명의 간호사 중에는 권혁주(27.수술실), 이원기(24.비뇨기과), 성진형(27.수술실)씨 등 3명의 남자 간호사가 있다. 환자의 대다수가 남자인 비뇨기과에서 근무하는 이 간호사의 경우 환자와 여자간호사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약방의 감초 같은 존재다. 남자 환자에게는 진료 중 편안함을 주고 여자 간호사들에겐 남자 환자의 진료중 어색함을 해소시켜 주기 때문이다. 또 수술실의 두 간호사는 하루 평균 10여건의 수술을 보조하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힘든 수술 중에 의사와 여간호사를 효과적으로 지원해 주는 활력소 역할을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처음 간호사 일을 시작했을 때 환자들의 이상한 시선과 반응으로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적이 적지않다. 어떤 환자는 진료 중 남자 간호사가 나오자 화들짝 놀라면서, '정말 간호사 맞으세요?', '여자 간호사로 바꿔주세요'라며 기피하는 환자들로 인해 당혹스러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어린아이를 비롯해 손님들이 먼저 찾아주고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등의 인사 말을 건넬 때면 힘이 절로 나 일하는 보람을 느낀다. 3인의 남자 간호사들은 "업무상 남자간호사의 손길이 필요한 부문이 많음에도 수적인 면에서 너무 적은 것이 아쉽다"며 "앞으로 남자 간호사가 많이 늘어났으면좋겠다"고 말했다. 김현숙 간호부장은 "남자 간호사의 경우 환자들에게 신뢰감과 듬직함을 심어주고 있으며 동료 여자간호사들 사이에서 신선한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건양대병원 관계자는 "간호업무 중 남자 간호사들이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 늘어나고 있으므로 남자 간호사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연합뉴스) 이은중기자 j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