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외풍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 포스코 경영진 앞에 놓여진 최대과제다. 포스코는 민영화된 기업이면서도 과연 독자적·독립적으로 경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늘 의심을 받아왔다. 포스코는 민영화 이전인 98년부터 미국 GE에서 기업지배구조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등 나름대로 책임경영과 투명경영에 가속도를 붙여오긴 했다. 전문경영인의 책임경영과 이사회의 경영감시 및 견제기능을 강화한 글로벌 전문경영체제(GPM)를 구축한 것이 이같은 노력의 좋은 예다. 상임이사가 되려면 사외이사가 위원장이자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사후보 추천 및 평가위원회'의 자격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어 이사회의 추천을 받은 다음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간단치 않다. 정부가 주인이던 공기업 시절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민영화 직후인 지난해 주총을 앞두고 정치권에 의한 경영진 교체설이 난무했던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지난 5월에는 최고 경영자가 '최규선 게이트'라는 정치적 스캔들에 연루돼 곤욕을 치렀다. 타이거풀스 주식을 계열사들이 매입토록 했다는 혐의로 회장이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이렇다 보니 포스코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배 주주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철강재란 모든 산업의 기초 소재인 까닭에 특정기업의 지배에 따른 경제력 집중을 막아야 한다는 민영화 취지와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의 여지가 많다. 6월 말 현재 최대주주는 포항공대. 3.2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우호지분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경영권 행사엔 절대 부족하다. 투신 등 국내 금융회사는 15.68%,일반주주가 21.65%,외국인이 60.4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내년 3월이면 유상부 회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새 정부도 들어선다. 포스코가 정치적 외풍을 타지 않는 진정한 민영기업으로 거듭날지 여부는 내년 초 다시 한번 검증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