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24일 영국이 이라크의 대량살상 무기 개발에 대한 증거를 갖고 있다면 이라크를 방문해 어디에서 무기가 개발되고 있는지 찾아보라고 호언했다. 사브리 장관은 이날 이집트 관영 메나(MENA)통신 회견에서 "이들 무기가 존재하고 있다는 증거들이 그렇게 많다면 어느 곳에 있는 지 세상에 알릴 수 있도록 영국전문가들의 입국을 허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집트 방문을 마치고 시리아를 향하기에 앞서 가진 이번 회견에서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는 호주머니에 감출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만나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선제공격을 저지해달라고 요청하는 사담 후세인 대통령 서한을 전달하는 등 대미(對美)아랍권 순방 외교를 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관영언론들은 이날 유엔은 이라크 공격 결의안을 통과시키려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일간 알-이라크지(紙)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미국의 사악한 공격 지향적인정책을 거부하느냐 아니면 전세계 국가들과 국민들을 상대로 전쟁을 획책하려는 미국의 의도에 휘말려 안보리를 '전쟁 이사회'로 개편하느냐'의 시험에 직면해 있다고논평했다. 알-줌후리야지(紙)도 이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국제사회의 "친구들"을향해 유엔 무기 사찰단이 바그다드로 복귀해 이라크 사태를 일괄 타결, 12년간 지속돼 온 대(對)이라크 경제제재 및 남부와 북부지역의 비행금지 구역도 해제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신문은 아난 총장과 국제사회에 대해 새로운 유엔 결의안을 통과시키려는 미국의 기도를 분쇄해달라고 요청한 뒤 "아랍 형제국들도 사악한 미국의 음모에 맞서야한다"고 논평했다. 한편 이라크에 대해 유엔 결의안 준수를 촉구하면서 미국에도 이라크 공격에 앞서 유엔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해 온 중국 정부는 24일 미국이 유엔에 대(對)이라크 결의안을 제출하면 이를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카이로.바그다드.코펜하겐 AFP.AP=연합뉴스)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