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로 사상 최대의피해가 발생한 강원영동지역 수재민들이 21일 추석을 맞아 조촐하지만 합동차례를 지내고 합동위령제를 열어 고단한 복구의 시름을 달랬다. 수재민들은 부족하나마 정성스럽게 제수음식을 준비, 컨테이너하우스나 합동차례상이 마련된 마을회관 등에서 차례를 지냈으나 역귀성하거나 친인척집으로 떠난수재민들도 상당수여서 컨테이어하우스 집단촌 등은 적막감이 돌기도 했다. 삼척시 미로면 상정리 수재민들은 마을 전체 65가구중 51가구가 피해를 입어 차례를 치를 형편이 어려웠지만 이날 오전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가 노인회관에 마련해준 합동차례상 앞에 모여 부족하지만 정성스럽게 차례를 지냈다.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는 합동차례상을 차린데 이어서 이날 컨테이너하우스 등에서 생활하는 수재민 가구를 돌며 식사를 제공, 주민들이 한때 시름을 잊고 타지에서 몰려든 가족들과 함께 재기를 위한 희망의 꽃을 피웠다. 또 마을에서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된 양양군 현남면 하월천리 주민과 유가족들은 이날 월천분교 운동장에 모여 합동위령제를 지내며 고인들의 넋을 달랬고 강릉 관음사(포교당)에서도 이날 아침 수해 희생자를 위한 위령제를 지냈다. 이와 함께 묘지 등 800여기가 유실된 강릉공원묘원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유가족 등이 몰려 합동으로 차례를 지내고 대책을 논의했으며 일부는미처 정리하지 못한 묘지를 손질하느라 구슬땀을 쏟았다. 강릉시 사천면 사기막리 권오하씨 등 5가구는 임시 컨테이너 숙소에서 각각 차례를 지냈으며 연곡면 동덕리와 성산면 등에서도 5.5평의 좁은 컨테이너에서 차례를지내고 쉴틈도 없이 몰려든 가족과 함께 가재도구 정리 등 복구에 나서기도 했다. 강릉시 주문진읍 장덕2리 최선덕이장은 추석날 자원봉사자 10여명에게 음식등을 대접했으며 강릉시자원봉사센터(소장 서성윤.42)에서도 이날 집에 가지 않고 자원봉사를 하는 40∼60명을 위해 집단 차례상을 마련해주고 고마움을 전달했다. 수재민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검소한 추석 보내기 분위기가 확산된 가운데 추석연휴동안 각 마을과 동문회 등의 주최로 개최하던 마을잔치나 체육대회가대폭 축소되거나 수재민 돕기 운동의 일환으로 전환됐다. 영월군 수주면 청년회는 이날 제5회 추석맞이 주민 노래자랑대회를 열고 참가비와 참조금 등 수익금 전액을 수재민 돕기 성금으로 기탁했다. 횡성군 청일면 4개 농업단체도 이날 청일시장내에서 면민노래자랑대회를 열어수재민돕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수익금은 수재민 돕기 성금에 보태기로 했다. 이밖에 수해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며 한산한 모습을 보였던 국립공원 설악산등 영동권 관광지와 횟집 등 상가에도 연휴를 맞아 예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가족단위 관광객이 찾아 모처럼 활기를 띠어 지역경기 회생에 기대를 걸게 했다. 한편 이날 이른 아침부터 도내 곳곳의 공원묘원 주변도로는 몰려든 성묘객들로혼잡을 빚었으며 성묘를 마치고 서둘러 귀경하는 차량들이 몰린 고속도로의 경우 강릉-동해간 동해고속도로는 양방향에서, 영동고속도로는 상행선 원주 문막-여주 구간, 중앙고속도로 남원주-만종 톨게이트 구간에서 심한 지.정체 현상을 빚었다. (강릉=연합뉴스) 유형재.임보연.배연호.이종건기자 mom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