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했던 '9.11 테러참사' 1주년 기념행사가 잇따랐지만 많은 이슬람교도들에겐 오사마 빈 라덴은 미국의 '희생양'으로 남아있다고 11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전했다. 타임스는 이날 콸라룸푸르발 기사에서 이같이 전하면서 심지어 21년 전 이슬람극 렬주의자의 총탄에 쓰러진 안와르 사다트 전 이집트대통령의 여동생인 이집트 언론인 사키나까지 "빈 라덴이 세계무역센터(WTC) 빌딩에 대한 항공기납치공격을 지시할 수는 없다"는 반응이었다고 지적했다. 사다트를 저격한 극렬 이슬람그룹은 빈 라덴의 제2인자였던 아이만 자와히리가간여했던 단체. 딸과 미국인 사위가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고 실용주의적 사고와 폭넓은 세계관을 가진 그는 빈 라덴이 9.11테러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믿고 있다고 말하면서"그가 이슬람세계를 통치하고 싶어하는 킬러지만 테러공격을 감행할 생각은 없었다.기관총을 줘 살인, 파괴, 방화를 지시하도록 사람들을 보낼 수는 있으나 항공기 3대로 빌딩을 파괴하도록 지시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90년대 중반 O.J 심슨 재판당시 흑백간 이견이 첨예했던 것 처럼 빈 라덴에 대한 비난 역시 양극화, 대부분 미국인과 우방 국민들이 빈 라덴을 범죄에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많은 이슬람신자들은 미국이 그에게 앙심을 품고 있으며 반이슬람행위로 여기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LA 타임스는 또 중동은 물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이슬람공동체가한결같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빈 라덴의 무죄에 대한 믿음은 이슬람사회내 노동자계급의 빈민가와 근본주의이슬람사원 등을 뛰어넘어 널리 확산, 카이로, 이슬라마바드에서 콸라룸푸르의 교육을 맡은 지성인들에게까지 다양하게 발견된다고 전해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인 워싱턴 랜드코프 연구소의 테러문제 전문가인 브루스 호프먼은 이와 대해 "역사상 알-카에다가 했던 공격을 감행한 테러집단은 없었다. 그들은 아직도 활동중"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또 그의 말을 인용, "이슬람세계의 극렬조직들은 잘 기름쳐진 선전수단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레바논에 기반을 둔 헤즈볼라도 프랑스어, 영어, 아랍어 웹사이트는 물론 자체 TV네트워크를 갖고 있으며 빈 라덴의 알-카에다내 4개위원회 가운데 1개 조직은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LA 타임스는 일부 이슬람신자들은 심지어 9.11테러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못마땅해하는 미국인들의 작품이는 견해도 있다고 전하면서 카이로 아메리칸대 졸업생으로 재무분석가인 아므르 와케드(30.이집트)도 "지난 2000년 미 대선당시 50%를 웃도는 유권자들이 부시 대통령이 아닌 다른 후보에 표를 던졌으며 내 생각으론 그중1명이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자카르타의 미국계 회사 현지직원 조차 "빈 라덴은 나의 영웅"이며 "그는 (미국의) 횡포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옹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슬람사회의 분위기는 테러참사가 심지어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작품이며 이들은 참사당일 4천여 유대인들에게 은밀히 직장에 출근하지 말고 집에 머물도록 했었다는 소문이 사고이후 며칠간 나돌기도 했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