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할퀴고 간 흔적은 처참했지만 곳곳에서 수해민을 구하기 위한 "살신성인"의 얘기와 미담이 넘쳐나고 있다. 육군 철벽부대 김영곤 대위(29)는 지난달 31일 오후 10시쯤 강릉시 오봉댐이 범람위기에 몰리자 인근에 고립됐던 노인 2명을 대피시키려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철벽부대 장병들은 "김 대위가 항상 귀찮은 일을 도맡아 하던 모범적인 중대장이었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또 육군 철벽비룡부대 권성욱 대위(26)와 심철규 중위(24)는 익사 직전의 일가족을 구해냈다. 이들은 1일 오전 0시 30분께 작전지역을 순찰하던 중 경기도 연곡면 한탄강 유원지 인근 외딴 집에 갇혀 있던 김재범(87)씨와 아내 김남숙(81.여)씨,아들 선익(61)씨 등 일가족 3명을 구조했다. 당시 김재범씨는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한데다 아들 선익씨도 허리 디스크를 앓고 있던 상황에서 허리까지 물이 차오르고 있어 순찰장교들의 도움이 없었을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던 위급한 상황이었다. 해군 목포해역방어사령부(이하 목방사)는 태풍피해 복구중 감전 사고로 생명이 위독한 주민을 헬기로 긴급 후송하는 등 발빠른 대처로 귀중한 생명을 구했다. 해군 목방사는 1일 오전 8시께 전남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에서 박길봉(42)씨가 밤사이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가옥을 수리하던 중 감전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헬기 1대를 급파,목포로 후송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