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가 연속 상승기록을 5주로 마감했다. 지난주 낙폭이 제법 컸던 탓에 8월 한달동안의 등락율도 마이너스로 보였다. 결국 21년만의 첫 5개월 연속하락이라는 명예롭지 못한 기록을 하나 추가해야만 했다. 다우는 지난주 2.36%(209.46포인트) 하락한 8,663.50을 기록, 8월 한달간 0.8% 내렸고 나스닥도 한주동안 4.76%(65.77포인트) 폭락한 1,314.85로 월간으로 1% 떨어졌다. '5개월 연속하락'은 81년 5월부터 9월까지의 5개월 연속하락 이후 처음이다. 미국사람들은 현충일(5월 마지막주 월요일)부터 노동절(9월 첫째 월요일)까지를 통상 여름으로 생각하고 있다. 5개월 연속하락세를 보인 탓에 이 기간중 다우는 14%, 나스닥은 21% 주저 앉았다.이른바 월가의 '섬머랠리'는 명함도 꺼내보지 못한채 사라진 셈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월가 전략가들의 시장을 보는 시각도 밝은 편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9월이 주식시장 수익률이 가장 나쁜 달이라는 심리적인 부담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기업들의 실적. 지난해 아주 부진했던 수익에 비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던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예상보다 못할 것 같다는 전망 때문이다. 기업수익 추적 연구기관인 톰슨 퍼스트콜은 올 3분기 기업들의 이익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분기 수익증가율은 당초 20%선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기도 했었다. 문제는 이같은 '하향 조정된' 전망도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이미 지난주 리먼브라더스는 시가총액기준 최대 기업인 GE의 수익전망을 낮춰 발표했다. 연금펀드수입의 축소와 핵심사업인 항공과 전력시스템부문의 사업부진으로 내년도 주당이익이 1.81달러에서 1.76달러로 줄어들 것이라는 리만브라더스의 전망으로 GE 주가는 주당 30.15달러로 한주동안 6.5% 하락했다. 사업전망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진 통신업체들도 추락했다.벨사우스가 최근 5주사이에 수익전망를 두 번씩이 낮추면서 7.8%하락한 것을 비롯 SBC커뮤니케이션 버라이즌인터내셔날등이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기술주회복이 경기상승 사이클의 초기단계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지난주 반도체주의 하락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의 크레이그 바렛 CEO가 3분기 매출부진을 예고하는 발언으로 7.2% 급락하면서 다른 반도체 종목들의 동반하락을 가져왔다. 대표적인 반도체업종지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0%이상 추락했을 정도이다. 인텔에 이어 선마이크로시스템스도 매출부진에 대한 우려로 12% 수직 하락했다. 물론 낙관론이 쑥 들어간 것은 아니다. 이들은 지난주의 하락이 '5주 연속상승'이란 단기급등 따른 조정 양상이라고 해석한다.특히 여름휴가철이 피크였던 지난주는 거래량이 극히 저조했던 만큼 한주만을 보고 향후 주가흐름을 판단하기는 곤란하다는 설명이다. 7월 내구재 주문 증가율이 예상보다 훨씬 높은 8.7% 증가하고, 7월 소비가 지난해 10월이후 가장 큰 폭인 1% 늘었었으며, 8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도 54.9로 예상밖의 선전을 보인 것등이 이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