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총장 정운찬)가 2005학년도 입시에서 수험생들에게 지원자격으로 요구하는 교과목 최소이수단위 수를 일부 완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울대는 완화대상을 교사의 수가 부족한 소규모 고교 출신학생들로만한정할 방침이어서 이에 포함되지 않는 고교 학생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서울대는 29일 "입시안 발표이후 최소이수단위수를 줄여달라는 고교들의 요청이잇따르고 있다"며 "다른 교과들은 큰 문제가 없으나 소규모 고교에서는 과학교과에서 교사수가 적어 이수단위를 못채우는 문제점이 있어 소규모 고교 학생에 한해 과학교과를 다른 관련교과로 대체 이수하는 것을 인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는 소규모 고교 기준, 대체이수를 인정하는 관련교과 및 대체이수 단위범위 등에 대한 기준은 조만간 고교 의견을 수렴해 확정키로 했다. 서울대는 지난 2일 발표한 2005학년도 입시안을 통해 `기초학력 저하 방지'를위해 모든 모집단위에서 고교교육 과정 총이수단위(192단위)의 68%인 130단위 이상을 이수한 수험생에게만 지원자격을 주기로 했다. 교과별로는 국민공통교과를 제외하고 국어.사회.수학교과 각 12단위, 외국어.과학교과는 각 16단위를 최소기준으로 정했으나 이중 과학교과는 물리Ⅰ,Ⅱ, 화학Ⅰ,Ⅱ, 생물Ⅰ,Ⅱ,지구과학Ⅰ,Ⅱ 등 세부과목별 이수단위가 다른 교과 과목보다 적은 4∼6단위에 불과해 16단위를 채우려면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을 대부분 이수해야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농어촌 지역의 소규모 고교들은 "수업을 맡을 교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농어촌 지역 학교들은 서울대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시간표를 짤 방법이 없다"며 "서울대 입시안에 맞춰 수업을 개설할 수 있는 곳은 대도시 소재 대규모 고교뿐"이라며 서울대에 집단 항의 전화를 거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또 서울지역 고교장들도 서울대 입학처를 방문, 서울대가 요구하는 최소이수단위 자체가 많고 과학교과 등도 이수단위를 맞추기 부담스럽다고 항의했고 서울시교육청이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서울대와 교육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유영제 입학관리본부장은 "일선고교의 불만은 7차교육과정 도입에도 불구하고예전처럼 인문계와 자연계로 교과과정을 나눠 운영하는데서 생기는 것"이라며 "그러나 농어촌 지역 등 교육여건이 나빠 기준을 채울 수 없는 경우라면 7차교육과정 시행초기인 점을 감안해 대안을 강구한 뒤 기준을 완화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이수단위를 맞추기 어려운 소규모 학교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고, 어떤 과목의 대체이수를 인정할지 등을 결정하기 힘들고 대도시 학교에 대한 역차별 논란도 일 수 있어 개정안 마련에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