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이 덜 오른 이른바 "저평가"된 아파트가 수도권에 의외로 많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인 부동산114의 조사에 따르면 해당지역 시세변동률보다 매매가격이 덜 오른 아파트는 대형 평형이거나 도로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브랜드인지도와 입지여건이 뛰어난 데도 불구하고 수요자들이 잘 모르거나 아파트가치를 평가하는 인식차이 때문에 값이 상대적으로 싼 아파트가 적지 않다"며 "실수요자라면 숨은 진주로 표현되는 저평가된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고 조언한다. 반면 값이 덜 오른 아파트 중에는 불리한 대금납부 조건 또는 열악한 교육시설 등의 취약점을 안고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매입 전에 반드시 현장을 방문해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어떤 이유인가=경기도 용인시 수지2지구 현대프라임아파트 38평형의 지난해 말 평균 매매가는 2억7천5백만원이었으며 지난 16일 조사된 가격은 2억8천5백만원이다. 이 기간 동안 용인시의 시세변동률이 9.02%였던 데 반해 이 아파트의 변동률은 3.64%에 불과하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인 부동산나라 관계자는 "철골로 지어진 현대프라임아파트가 분양 당시 주변의 같은 평형 아파트에 비해 7천만원 정도 높게 공급돼 가격상승폭이 더딘 것 같다"며 "단지여건은 주변의 어떤 아파트보다 좋은 편"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98년 준공된 경기도 수원시 금곡동 LG빌리지 52,64평형 매매가는 지난해 말과 큰 차이가 없다. 총 3천2백34가구 가운데 33평형(1천4백가구)이 절반 정도를 차지해 대형평형을 찾는 수요가 적은 게 시세변동이 거의 없는 이유로 꼽힌다. 오는 12월 입주예정인 현대홈타운죽전4차 1단지아파트 45평형 분양권값은 3억7백40만원선으로 인근에 있는 현대홈타운죽전3차단지 아파트 46평형의 분양권값보다 4천만원가량 싸다. 두 단지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데 죽전3차단지가 죽전4차단지에 비해 죽전택지지구에 더 인접해 있다. 이 때문에 분양권값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들의 분석이다. ◆매입전략=저평가된 아파트의 가격이 갑자기 뛸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시세차익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아파트를 노려볼 만한 상품이다. 부동산114 김희선 상무는 "장성한 자녀를 두고 있다면 노후대책용으로 저평가된 아파트를 눈여겨 볼 만하다"고 말했다. 또 주5일 근무제를 앞두고 전원형 아파트 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수요자들도 직장에서 출퇴근하기에 적합한 수도권의 저평가된 아파트 및 분양권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