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이후 미국에서 주요 테러 용의자로체포돼 지금까지 구금상태에 있는 한 남자가 구금기간에 구타를 당했으며 법적 대리인도 없이 수개월간 구금돼있다고 밝혔다고 BBC방송이 24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전국적인 테러수사에서 검거된 수백명중 1명인 나빌 알-마라브는 "그들은 나를 때렸으며 모든 것을 감추고 아무말도 적으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나의 손가락을 부러뜨리고 머리를 때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그러나 11개월간의 끈질긴 수사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의 테러 관련 여부에 대한 아무런 증거도 법정에 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쿠웨이트 태생의 알-마라브(35)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추적을 받았으며 불법입국이라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죄로 언제든지 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는 추방될 것으로 생각, 자신의 구금기간에 대해 털어놓기로 결심했다고 말하고 디트로이트의 집에서 처음 체포돼 첫 8개월간은 뉴욕시유치장의 특별동에 40여명과 함께 억류돼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독방에 감금됐으며 이에 항의해 단식투쟁을 했다고 말했다. "지옥보다 못할게 없었다. 나는 변호사와 판사를 보게 해달라며 5차례나 단식투쟁을 했다"고 그는 말했다. 알-마라바는 단식투쟁에 대한 벌로 씻을 물도 충분치 않은 상태로 10일간이나 소변에 젖은 매트리스 위에서 잠을 자도록 강요당했다고 말하고 2차례 구타를 당했다고 덧붙였다. "그들이 처음 나를 구타한 것은 지난해 11월7일이었다. 구타가 너무 심해 나는그 이후 약을 먹고 있으며 나의 뇌는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많은 것을 잊어버렸으며 그들이 밤에 문을 두드려 잠을 자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에 밤에는 쇼크를 받는다"고 그는 말했다. 알-마라브는 다른 대부분의 용의자들과는 달리 요르단 관광호텔에 대한 폭탄테러 음로로 유죄판결을 받은 라에드 히자지와 연결돼있는 등 주요 테러조직에 관련돼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측은 그가 아프가니스탄에도 갔었고 미국내에서도 여러 곳에서 거주했으며 많은 위조서류들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하자지가 오사마 빈 라덴의 알-카에다 조직에 연결돼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알-마라브는 히자지는 알고 있으나 그의 배경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난민과 집없는 사람들을 돕는 자선단체에서 일했다. 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으며 단지 평범한 보통사람이다. 나는 결백하다. 나는 테러활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그는 주장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