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잘 하는 사람과 못 하는 사람,고수와 하수,내기에서 항상 따는 사람과 잃는 사람. 그들의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 도대체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가 잘 침과 못 침을 가름하는 것일까. 그 사례를 끄집어 내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 바로 지난주 끝난 미국 PGA투어 뷰익오픈에도 그 해답이 있었다. 주인공은 세계에서 가장 골프를 잘 한다는 타이거 우즈와 투어 상금 최하위권의 에스터번 톨리도(40·멕시코)다. 뷰익오픈 최종일 두 선수는 마지막 조에서 맞붙었다. 3라운드까지 우즈는 15언더파,톨리도는 14언더파로 각각 1,2위.4라운드 8번홀까지도 우즈 17언더파,톨리도 16언더파로 역시 1타차였다. 갈림길은 9번홀(파4)이었다. 그 홀에서 우즈의 세컨드샷은 그린을 오버,러프에 빠졌다. 톨리도의 세컨샷도 그린을 맞고 튀며 벙커행. 여기까지의 상황은 톨리도가 유리한 듯했다. 우즈는 그린사이드 어프로치샷을 마진이 거의 없는 내리막 경사면에 세워야 했다. 반면 톨리도는 평범한 5∼6m 벙커샷으로 파 세이브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였다. 우즈의 볼은 홀을 2m 지나쳤다. 그리고 톨리도의 벙커샷은 홀 1m에 붙었다. 그 정도면 톨리도의 유리함이 계속된 셈이다. 우즈가 그 파 퍼팅을 실패,보기를 하고 톨리도가 그 퍼팅을 넣어 파를 잡으면 동타가 되는 것. 시즌 상금랭킹 1백18위의 톨리도가 우즈를 꺾거나 대등한 게임을 벌인다면 게임은 아주 따끈하게 전개될 뻔했다. 그러나 이유가 어디 있건 간에 상황은 정반대가 됐다. 우즈가 그 퍼팅을 넣어 파 세이브에 성공하자 톨리도의 1m 파 퍼팅은 홀을 10㎝ 가량 벗어났다. 보기.동타의 기대는 거꾸로 2타차로 더 벌어졌다. 결국 우즈는 17언더파로 4타차 낙승을 거뒀고 톨리도는 13언더파까지 밀려나며 공동 2위에 그쳤다. 이와 같은 흐름은 프로나 아마추어나 다를 게 없다. 골프를 잘 한다는 사람들,내기에서 항상 이긴다는 골퍼들은 대개 우즈와 같은 패턴이고,피해자들은 대부분 톨리도와 같은 패턴이다. 그렇다면 우즈 스타일의 '이기는 골프,강한 골프'의 전제 조건은 무엇일까? 기술적 측면 중 단 한 가지를 든다면 단연 1∼2m 퍼팅이다. 파 세이브 퍼팅이나 반드시 잡아야 하는 버디 퍼팅 등 승부처의 퍼팅은 대개 1∼2m 거리다. 그걸 넣으면 당신은 상대의 기를 여지없이 꺾으며 최고의 승부사가 된다. 우즈의 최강점은 바로 가장 필요한 순간,가장 절실한 그 순간,그 같은 거리의 퍼팅을 대부분 성공시킨다는 데 있다. < 본지 객원전문위원·골프스카이닷컴 대표 hksky@golfsky.com >